내가 떠나온 때는 1차 상해 사변이 소강상ㅌㅐ에 접어 들던 때, 일본이 전승축하기념식을 열던 때, 매헌 윤봉길선생이 의거를 일으킨 때 그러니까 내가 상해에서 임시정부 3·1기념 연극을 올린 지 두 달이 되어갈 무렵이었다. 丈夫出家生不還. 매헌 선생이 상해를 향하며 남긴 말이라고 한다. 무릇 뜻을 품고 길을 나선 장부는 살아서 집에 돌아가 생각을 말아야 한다는... 마땅한 뜻이
악의 없는 헛소문이라도 큰 피해를 낼 수 있지요. 그런데 누군가를 무너뜨리려고 거짓을 꾸며내는 인간도 어딘가에는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인간은 입체적이지만 표정은 앞면에만 있어요. 알쏭달쏭한 말을 하며 선생이 손으로 가리킨 것은 내가 가게 벽에 걸어둔 각시탈이었다.
나는 아름답고 비장한 출사의 변을 속으로 뇌며 나서고는 얼마 못. 가 철저하게 망해버린다. 그러고는 전전긍긍 다음 기회가 오기를 기다린다. 용의 머리는 어떻게 뱀의 꼬리로 끝나는가. 크고 화려한 머리 뒤로 점점 오ㅇ색해져가는 몸통이 가운데를 잇기 때문이 아닌가. 머리만을 기억하고, 몸통은 아주 잊어버리고, 꼬리는 부끄러워하며 살기. 그래도 언제까지고 어디까지고 용의 머리
지금껏 그 존재를 몰랐으나 새로 이식받아 알게 된 장기처럼, 새삼스럽고도 몸에 꼭 맞게 느껴지는 이상한 자신감이 차올랐다. 나는 깨끗이 씻은 간을 몸을 넣은 토끼였고, 제우스와 화해하여 더는 닳지 않는 새로운 간을 얻은 프로메테우스였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하는 일은 얼마나 즐겁고 쓸쓸한가.
하지만 그렇기에, 바로 그 때문에 나와 앨리스의 가게가 고유학도 느껴졌다. 우리의 카카듀는 검고, 붉고, 희다. 자리를 빌리고 이름을 빌렸지만, 그 이상 무엇도 흉내 내지 않고 우리의 것ㅇ르 만들어갈 참이다. 개업을 앞둔 가겡ㅔ서, 이름도 없이 붉은 바가지 세 점으로 간판을 대신한 가게에서 나는 나의 각오와 다짐을 곱씹었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