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는 결혼 십칠 년 만에 첫 부부싸움을 했다. "야, 오민택. 한 번만 더 양말 아무 데나 벗어 놓으면, 나 이제 빨래 안 해!" "어, 너 지금 반말하니? 서로에 대한 존중을 잊었어?" 오미림이 삐죽삐죽 울었다. 그렇게 싸우면 자기 정서가 불안해져서 공부가 안 된다고 그래도 싸움은 잦아들지 않았다. 신선했다. 타인이 아닌서로를 공격할 수 있는 엄마 아 빠가. 우리 집의 낯선 불화
나는 사랑스러운 풋노인 손을 꼭 잡았다. "순례 씨, 있잖아. 나는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꼭 태어난 게 기쁜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 " "왜?" "태어난 게 기쁘니까, 사람으로 사는 게 고마우니까, 찝찝하고 불안한 통쾌함 같은 거 불편해할 거야. 진짜 행복해지려고 할 거야. 지금 나처럼."
순례 씨는 설득을 포기했다. 그리고 두 가지 약속을 받아 냈다. 첫째, 아버지보단 덜 나쁜 놈으로 사는 것. 둘째, 대신 순례 씨 재산을 기부할 거니까 상속을 포기하라는 것. 아들은 각서를 쓰고 캐나다로 갔다. 순례 씨는 그 각서에 공증을 받았다. 순례씨가 세상을 떠나면 유산은 모두 '국경없는의사회'가 가져 간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상속자라는 건 할아버지, 나, 길동 씨와 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