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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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는 결혼 십칠 년 만에 첫 부부싸움을 했다. "야, 오민택. 한 번만 더 양말 아무 데나 벗어 놓으면, 나 이제 빨래 안 해!" "어, 너 지금 반말하니? 서로에 대한 존중을 잊었어?" 오미림이 삐죽삐죽 울었다. 그렇게 싸우면 자기 정서가 불안해져서 공부가 안 된다고 그래도 싸움은 잦아들지 않았다. 신선했다. 타인이 아닌서로를 공격할 수 있는 엄마 아 빠가. 우리 집의 낯선 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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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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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씨, 왜 그래.”“어, 비가 와서 미끄러운 걸 모르고, 메리골 괜찮나 보러 가다. 스마티 안 끄고 보험 신발. ”순례 씨는 메리골드 꽃이 괜찮은 걸 보러 갔다 미끄러졌다. 스마트 티브이는 안 껐다. 보험증권은 신발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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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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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스러운 풋노인 손을 꼭 잡았다. "순례 씨, 있잖아. 나는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꼭 태어난 게 기쁜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 " "왜?" "태어난 게 기쁘니까, 사람으로 사는 게 고마우니까, 찝찝하고 불안한 통쾌함 같은 거 불편해할 거야. 진짜 행복해지려고 할 거야. 지금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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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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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전이 완벽하게 수행되기를, 그래서 순례 씨가 끝까지 모르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할아버지가 사기당한 걸 모르고 돌아가신 것처럼, 엄마가 '순례 주택'에 탐이 나서 저러는 걸 끝끝내 모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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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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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전업주부 했잖아. 아빠가 번 돈, 반은 엄마가 번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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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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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씨는 설득을 포기했다. 그리고 두 가지 약속을 받아 냈다. 첫째, 아버지보단 덜 나쁜 놈으로 사는 것. 둘째, 대신 순례 씨 재산을 기부할 거니까 상속을 포기하라는 것. 아들은 각서를 쓰고 캐나다로 갔다. 순례 씨는 그 각서에 공증을 받았다. 순례씨가 세상을 떠나면 유산은 모두 '국경없는의사회'가 가져 간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상속자라는 건 할아버지, 나, 길동 씨와 아저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8.27.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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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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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90키로, 어떤 사람은 50키로야. 때 미는 값은 똑같아. 어떤 손님은 싸가지가 없고, 어떤 손님은 예의 발라. 그래도 똑같이 밀어 줘. 그게 내 인생관이라고." 내가 순례 씨 성대모사를하며 말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8.26.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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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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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부모는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만 봐도 기쁘다는데, 나는 가난한 부모 입에 들어가는 것들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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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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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선생님인데 왜 청소부를 해?" "큰딸은 경찰이야." "엉? 아니 딸들 직장이 그렇게 튼튼한데 왜 청소부를 하냐고." "그래도 일해. 건강할 때 일해서 자녀들에게 부담 안 주고 살 거라고.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8.26.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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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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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깜짝 놀랐을 때도 "엄마야."를 외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부지"나 "순례 씨"를 부르는 것도 아니다. "으악", "어", "앗" 정도. 문득, 나도 독립언을 많이 쓰고 살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나쁘지 않다. 독립언을 많이 쓰는 독립적 인간.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8.26. 신고 공감0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