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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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늘 시간 여행자를 기다린다. 십 년, 백 년 그리고 천 년 전의 세상과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부디 많은 분이 그 초대에 응하시기를······. 그 과정에서 현재의 길을 찾으시고 밝은 미래를 맞이하시기를 기원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6.05.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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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간에 관한 소설이다. 과거의 미련과 미래의 불안으 로 현재를 잃어 가던 한 남자의 이야기다. 지금, 이 순간을 보라색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 안에는 과거인 붉은색과 미래인 푸른색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우리는 오롯이 현재만을 살아간다고 믿지만, 그럴 수 없는 게 또 인간의 삶이다. 이미 지나가 버린, 더는 어쩔 수 없는 과거와 아직 오지 않아, 완벽히 대비할 수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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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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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야." 익숙한 목소리에 몸을 돌렸다. 멀리서 하제가 뛰어오고 있었다. 열다섯 동그란 얼굴의 그녀가, 열아홉 힘없이 무너져 내린 그녀가, 서른둘 누구보다 지금을 사랑하는 그녀가 나우를 향해 손을 흔 들었다. 다시 뒤돌아본 화단에는 검은 어둠만이 남아 있었다. 나우가 빙긋이 웃고는 하제를 향해 성큼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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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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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칵테일이 사람 사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서." 무수히 많은 사람만큼, 모두 다른 인생만큼, 칵테일의 종류도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제의 시선이 강에 흩어진 빛으로 돌아섰다. 칠흑의 밤이 지 나면 태양이 떠오르겠지. 아름답게만 보이던 세상도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 줄 것이다. 별이 지고 해가 뜨듯 칵테일 한 잔에 쓰 고 단 맛이 공존하듯, 인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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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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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제와의 첫 만남이 내가 된다면 세 사람의 운명은 달라질까? 이내의 죽음을 막는다면 그녀의 삶은 달라질까? 나우는 모든 순간순간이 두려웠다. 언젠가 하제가 사라질까. 이토록 편안한 만 남이 지루함으로 변할까. 뒤늦게 그녀에게 다른 운명의 상대가 찾아올까. 그렇게 미련 없이 뒤돌아설까 두렵고 무서웠다. 할 수 만 있다면 열다섯 소년처럼 조르고 싶었다. 어떻게든 하제를 붙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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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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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남 말하기 좋아하는 새끼들이 왈가왈부하는 개소리 신경 쓰지 마. 말했지? 뒤돌아 보지 말고 너무 멀리 보지도 말고 그냥 지금 네가 서 있는 곳만 봐. 그게 정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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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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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인간에게 미래를 준비할 혜안을 빼앗는 대 신, 그 미래가 현실로 닥쳤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버텨 낼 힘을 주었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나우는 깨달았다. 그러 니 머지않은 미래에 상상하지 못한 시련이 온다 해도, 그때의 자 신은 어떻게든 그 어려움을 이겨 낼 것이다. 나름의 방식대로 헤 쳐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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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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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비바람에 마모되었다 해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 니다. 고운 흙과 모래가 되어 다른 모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하제 의 마음속에 슬픔의 덩어리로 남은 이내는 조금씩 소중한 추억 으로 잘게 부서져 부드럽게 변해 갔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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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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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쁨과 행복, 감사와 평안, 아 니면 불안과 우울, 좌절과 비통, 생각의 조명이 어디를 비추느냐에 따라 유독 그 부분이 도드라져 보일 수밖에 없겠죠." "지나간 시간을 넣고." . "앞으로 다가올 시간을 살짝 첨가한 다음에······." 그가 은빛 스푼으로 천천히 두 음료를 섞었다. 그러고는 한입 에 털어 넣었다. “이렇게 마셔 버리면, 남는 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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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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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칵테일은 이름이 뭐지?" 바텐더가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천천히 내뱉었다. "옐로 튤립(Yellow Tulip)입니다. 노란색은 밝고 따뜻한 느낌을 주지만, 유독 노란색 튤립은 그 의미가 다릅니다. 하여 연인들끼리는 가급적 노란 튤립을 선물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계속해 보라는 듯 나우가 눈짓했다. "노란 튤립의 꽃말은 허무한 사랑, 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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