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의 눈길이 내 시선과 꼭 맞물리자, 그 모든 것들에도, 내 숱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두 번이나 토했다든가 1년 동안 잠을 못 잔 것 같은 기분이라든가 뭐가 아무리 어떻대도, 갑자기 여기 온 게 기뻐졌다. 기쁘다는 말은 어폐가 있다. 안심이 되었다고 해야겠다. 굉장히 고통스럽고 신경 쓰이는 신체 부위를 절제해 떼어낸 듯 홀가분했다. #리딩스타트
엄마? 내가 윌한테 진 빚이 있어요. 그 빚을 갚으려면 가야만 해요. 누구 때문에 내가 대학에 지원했다고 생각하세요? 누가 내 인생에서 의미를 찾도록, 세상 밖으로 여행을 떠나도록, 야심을 갖도록 용기를 줬다고 생각하세요? 모든 걸 바라보는 내 생각을 바꿔놓은 사람이 누구 같아요? 심지어 나 자신에 대한 생각마저 달라졌는데? 다 윌 덕분이라고요. 내 평생의 27년 세월보다 지난
난 여기서 끝내야만 해요. 더는 휠체어도 싫고, 폐렴도 싫고, 타는 듯한 팔다리도 통증이나 피로감도, 아침마다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잠을 깨는 것도 이젠 싫어요. 우리가 돌아가면 난 스위스로 갈 겁니다. 그리고 날 사랑한다면, 클라크, 당신 말처럼 날 정말 사랑 한다면, 나와 함께 가준다면 나로서는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없을 거예요. #리딩스타트
주위의 다른 사람이 없을 때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순식간에 읽게 되는 것이, 우리 사이에 솟아난 편안한 친근감이 좋았다. 그가 고개를 돌려 재미있다는 듯 나를 보는 눈길이 좋았다. 내가 이젠 자기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존재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리딩스타트
윌이 없으니 별채가 이상하리만큼 적막했다. 전동 휠체어가 멀리 서 왔다 갔다 하는 소리, 옆방에서 네이선과 나지막하게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 잔잔히 깔리는 라디오 소리에 내가 얼마나 익숙해졌 는지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이제 별채는 고요했다. 날 둘러싼 공기는 진공 상태처럼 먹먹했다. #리딩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