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카프카라는 이름?사에키 씨는 그림 속의 소년이 자아내고 있는 수수께끼 같은 고독을, 카프카의 소설 세계와 결부해서 파악한 것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소년을 ‘해변의 카프카’라고 불렀다. 부조리의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을 방황하고 있는 외톨이 영혼. 아마 그것이 카프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인간이 운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 인간을 선택한다, 그것이 그리스 비극의 근본을 이루는 세계관이지. 그리고 그 비극성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바 있지만?아이러니하게도 당사자의 결점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당사자의 장점을 지렛대로 해서 그 비극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는 거야. 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어? 다시 말하면 인간은 각자가 지닌 결점에
“오시마 씨, 내 주위에서 잇따라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요. 그중 어떤 것은 내가 선택한 일이고, 어떤 것은 전혀 선택하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나는 그 두 가지를 잘 구별할 수 없게 됐어요.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한 일도 실제로는 내가 그 일을 선택하기 전에 이미 일어나기로 정해져 있었던 것 같아요. 나는 다만 누군가가 미리 어딘가에서 정한 것을 그냥 그대로 따르고 있을 뿐이
한참 들어간 곳에 둥근 모양으로 탁 트인 장소가 있다. 키가 큰 나무에 둘러싸여, 그곳은 마치 커다란 우물 밑바닥 같다. 트인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내려와서 스포트라이트가 되어 발밑을 밝게 비춰 준다. 그곳은 나에게 특별한 장소처럼 느껴진다. 나는 그 빛 속에 앉아 태양의 미약한 온기를 받는다. 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내 씹으며 입 속에 퍼져 가는 단맛을 즐긴다. 햇빛이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