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처럼 다른 이야기로 갔다가 슬며시 다시 돌아와 고치고 또 고치다 보니 7년이 지나가버렸다. 이제는 정말 헤어질 때다. 처음 내가 이 이야기에 대해 가졌던 열정이나 확신은 마치 오래 사귄 연인을 대할 때처럼 닳고 무뎌져서 희미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그간 나도 변하고 이 책도 변했다. 처음부터 다 뜯어고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 완성은 아니다. 다만 여
“소명을 죽인 일이 다시 네 정신을 와해시킨 거야. 넌 소명과 이야기하고, 소명이 너한테 복수를 해달라고 말한 것처럼 생각하는데 전형적인 ‘반동 형성’ 과정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실을 정반대로 왜곡 해석하는 거. 그래서 넌 영수증 하나만 들고 나를 상대로 그 난리를 친 거야.”
홍진은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일으켜 이지하가 나간 조수석 문으로 기어 나왔다. 어떻게든 그를 잡고 있어야 한다. 무엇이 시작이고 무엇이 결말인지, 홍진이 올바른 판단을 했는지, 아니면 미친 것이었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중요하지도 않다. 이대로 이지하를 놓치면 모든 것이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