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처럼 다른 이야기로 갔다가 슬며시 다시 돌아와 고치고 또 고치다 보니 7년이 지나가버렸다. 이제는 정말 헤어질 때다. 처음 내가 이 이야기에 대해 가졌던 열정이나 확신은 마치 오래 사귄 연인을 대할 때처럼 닳고 무뎌져서 희미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그간 나도 변하고 이 책도 변했다. 처음부터 다 뜯어고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 완성은 아니다. 다만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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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은 홍진이 자신을 일부러 함정에 빠뜨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마 떠오르는 이름이 그의 이름뿐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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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해보건대 소명이 죽은 장소에서 찾았을 것이다. 화인은 자신이 성모상 이야기를 홍진에게 해줬던가, 하고 생각해봤다. 술에 취해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도 했던 것 같았다. 했을 것이다. 아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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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몰아.”

홍진은 가게로 들어가 차 키를 가져왔다. 상가 뒤편 공터에 세워둔 트럭은 앞 범퍼가 다 망가져 험악한 몰골이었지만 홍진과 이지하에 비하면 지극히 정상으로 보였다. 홍진과 이지하는 차로 기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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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을 죽인 일이 다시 네 정신을 와해시킨 거야. 넌 소명과 이야기하고, 소명이 너한테 복수를 해달라고 말한 것처럼 생각하는데 전형적인 ‘반동 형성’ 과정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실을 정반대로 왜곡 해석하는 거. 그래서 넌 영수증 하나만 들고 나를 상대로 그 난리를 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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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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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명을 죽인 범인이 누구라는 거야?”

“소명을 죽일 수 있었던 인간은 딱 하나야.”

“누구?”

“바로 너.”

홍진은 기가 막혔다. 이지하는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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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이 그를 동정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단지 그가 죽기 전에 그녀는 서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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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 넌 성공했어. 진짜 축생도를 만들었어.”

이지하의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입가에도 피거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정말로 죽어가는 중이었다.

“죽는 마당에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잖아. 말해봐. 네가 범인이지?”

홍진은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비는 소리 같기도 했다. 이지하는 허리를 숙이고 끅끅 우는 소리를 냈다. 홍진도 울고 싶었다. 펑펑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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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은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일으켜 이지하가 나간 조수석 문으로 기어 나왔다. 어떻게든 그를 잡고 있어야 한다. 무엇이 시작이고 무엇이 결말인지, 홍진이 올바른 판단을 했는지, 아니면 미친 것이었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중요하지도 않다. 이대로 이지하를 놓치면 모든 것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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