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거인의 나라가 있다. 거인이 망치로 땅을 내려쳤다. 거인이 흘린 못이 우수수 떨어졌다. 집을 빻는 소리. 과자처럼 부수는 소리. 세상을 반죽하는 소리 거인들의 운동회. 무리지어 달렸다. 발을 구르며 응원했 다. 거인들의 함성. 거인들의 불꽃놀이. 부풀어 오른 하늘이 뻥 뻥 뻥 뻥 터 졌다. 새소리처럼 작은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어느 날 엄마가 창에 검은색 테이프를 붙였다. 테이프와 테이프 사이에 틈을 남겨두어서 빛이조금은 들도록. 이걸 왜 붙여? 유리가 깨질 수도 있으니까. 유리가 왜 깨져? 근처에 폭탄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이제 나는 말할 수 있었다. 폭탄이 떨어지면 우리가 깨질 거야. 엄마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나는 또 이렇게 말할 수 도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 몸에도 테이프를 붙이자.
그러나 나는 엄마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두고 싶진 않았다. 나는 영혼만 남기고 갈 생각 없거든. 내 몸이 죽으면 내 영혼도 죽는 거야. 그러니까 죽은 나를위해서 기도하고 봉헌하고 그런 거 절대 하지 마. 나쁜 년.엄마가 말했다. 이럴 때 보면 넌 진짜 지독하게 나쁜 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