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는 차를 한 잔 마시기로 했다. 전에 마시려고 준비했던 차는 조앤이 재클린의 침대에 모조리 쏟이 버려, 아직 차를 한 잔도 마시지 못했다. 그녀는 조지의 시체 주변에서 왔다 갔다 하며 차를 끓였다. 시체의 손목에 매여 있는 시계를 보니 아홉시 사십분이었다. 짐을 쌀 시간이었다. 그동안 런던에서 살던 시절에 사곤 했던 옷이나 음식, 사탕, 초콜릿 같은 물건에서 떨어져 지내
유니스는 커버데일 집안 사람들이 친구들에게 자신의 장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깔깔거리며 지내리라고 짐작했다. 그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조지와 재클린은 명예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을 만한 일은 가급적 피하려 했다. 게다가 자신들이 부리는 가정부가 문맹임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면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까 두려웠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거만한 태도
유니스는 안경을 가져왔다. 거북 등껍질 테였다. 조앤이 찻잔을 치우며 부산하게 움직이는 동안, 그녀는 아찔할 정도의 행복을 느끼며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내용을 소리 내어 읽는 척하면서 희열을 느꼈다. 이는 프랑스어 표현을 하나 외운 여행자가 이를 적재적소에 성공적으로 써먹고 자신의 말을 듣는 사람에게 질문 하나 받지 않았을 때 느꼈을 법한 자부심
유니스는 다리를 건너 로빌드 홀로 향하는 흰색 도로를 따라 걸었다. 그녀는 초콜릿 상자를 쇼핑백에서 꺼내서 쇼핑백을 울타리 너머로 던지고는 오렌지 크림이 든 초콜릿을 우적우적 먹었다. 잡담을 나눈 일은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았다. 조앤 스미스야말로 그녀와 가장 잘 지낼 수 있는 부류의 사람이었다. 그녀를 교회로 데려가려는 기미가 보이는 건 자신의 인생에 참견하려는 듯해
재클린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그녀는 지금까지 꺼림칙한 감정을 품고 있었지만, 막상 만나볼 때가 되자 이 분 사이에 완전히 태도를 바꾸어 속마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이러한 태도를 취했던 이유는 그녀의 두 가지 특징이자 크나큰 약점, 바로 허영심과 속물근성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