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짧은 시간, 고개를 숙이고 있던 몇 초 동안에 수백 개가 넘는 총구의 압박이 통증처럼 심장을 짓눌렀다. 대상 없는 분노가 혈관을 타고 몸 구석구석을 내달렸다. #리딩스타트실제로 계엄을 겪고 내란범들이 고작 종신형에 무죄로 풀려나는 것을 본 상황에서 읽기 힘든 책이다.
눈뜨는 순간, 기분 나쁜 기척이 잠기운을 걷어갔다. 그는 의자 등받이에서 머리를 들고 창문을 내다봤다. 형광등 빛이 반사돼 밖이 보이지 않았다. 써늘한 느낌만 목 아래로 파문처럼 번졌다. 감각이 느끼는 서늘함이 아니었다. 무의식이 인지한 한기였다. 스치듯 사라져버렸으나 그는 단언할 수 있었다. 그것은 시선이었다. 어둠 속에 몸을 감추고 안을 들여다보는 바깥의 시선. 그는 의
윤주는 종종 궁금했다. 사람들은 왜 가만있지 않는지. 안전한 자기 집을 두고 감염의 위험과 무장 군인, 추위와 허기가 기다리는 광장에 모이는 진짜 이유가 뭔지. 이 방에 홀로 남은 지금에야 그녀는 답을 알 것도 같았다. 그들은 '누군가'를 향해 모이는 것이었다.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걸 확인시켜줄 누군가, 시선을 맞대고 앉아 함께 두려워하고 분노하고 뭔가를 나눠 먹을 수 있
재형은 살아갈 이유가 있어야 살 수 있는 남자였다. 그가 링고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을 때, 그걸 확신했다. 재형은 링고가 아니라 살 이유를 찾고 있었다. 자신이 살길을 찾고 있듯이. 이유와 길이 모두 충족돼야 함께 떠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런 후에야 진짜를 시작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흔히들, 사랑이라 부르는 것 #리딩스타트진짜 믿기지가 않음 재단 사태에 사랑을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