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의미가 단두 글자 '평성'에 담겨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두 마리 새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곧장 남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아련히 멀어지는 새의 뒷모습이 하 나의 점이 될 때까지 그는 어둠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양 지바른 곳에 그 도토리를 잘 묻었다. 당장의 배고픔으로 먹어 없애면 사라질 것이지만 싹을 틔우면 아름드리 참나무가 되어 자신과 또 다른 이들의 희망이
청해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가로저었다. 청해의 입장에서 이 넓은 바다에서 돌고래로 살 수 있게 해준 씨돌이야말로 은인이었다. 씨돌이가 아니었다면 청해는 그 좁은 원담 안에서 넓은 세상을 알지도 못한 채로 있다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갔 을 것이다. 청해는 씨돌이가 할머니들에게 보냈던 그 주파수를 씨돌에 게 보냈다. 삐이이이. 청해의 주파수를 읽은 씨돌이가 물 밖으로 고개를 내
"내가 늙으면 아빠는 더 늙을 테니까. 그러면 편해지려나." 그 말에 심장을 베인 듯 상처받은 쪽은 섬이었다. 섬은 평생 그 말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정훈의 말은 열네 살에게서 들었던 말 중 가장 무겁고도 슬픈 말이었다. 애 늙은이가 아니라 인생을 다 산 여든 노인이 한 것 같은 그 말 을 그냥 둘 수는 없었다. 섬은 정훈의 이마에 딱밤을 놓으며 말했다. 말이 없네! ' '빨리 늙
솔깃한 만약 제안이었다. 동물화와 사람화를 평범한 한 동물이나 방에 해결할 수 있다면 등산은 산짐승이 이 캠프에 비싼 돈을 주고 있을 필요가 없겠지만, 된다면 굳이 람으로 이라면 돌리고 말이 다르다. 싶을 테니까. 그들로선 불편한 몸을 어떻게든 희귀한 빨리 동물 사 섬은 레서판다 정훈과 공조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 "참, 하나만 그리고 더! 내 이상한 방 번호, 저거 무슨 뜻인
노란목도리담비는 사람이었을 때 본 적 없던 아들의 눈물을 보았다. 제 형보다도 더 용감하고 그 어떤 일에도 꺾이지 않던 아이가 처음으로 제 상처를 드러내 보이는 순간, 엄마는 영웅이의 말대로 그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의 진짜 모습이 아닌 아이가 보이고 싶은 모습을 그대로 믿고서 마음을 내려놓고 살았음이 미안했다. 이 아이는 이토록 사랑받는 것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번 정도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벌꿀 오소리로 돌아오더라고. 나도 이유를 모르겠으니까 너무 답답했어. 가족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어. 그래서 나간 거야." "말을 하지 그랬어." "나만 너무 이상하잖아. 사람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벌꿀오소리 가 되고, 하루 만에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고. 이게 몇 번 반복되니까 좀 무섭더라고. 이렇게 영원히 오
지금은 끝없이 참고 견디며 없었지만, 이곳까지 온 어새 알 것 같았다. 엄마의 그 마음을 "저 예쁜 찔레의 또 다른 꽃말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꽃."울컥하는 감정이 들 때마다 태웅은 흡, 눈물을 삼키며 뒤돌아서곤 했는데 이제 영웅도 그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아씨, 한태웅한테 물들었어.' 영웅은 다급하게 뒤돌아서 먼 하늘을 보며 눈물을 훔쳐냈다. 그
"엄마는 쟤랑 말이 통해?" "아니, 그냥 눈을 들여다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꼬리 모양으로 의사가 전달되더라고." 알게 돼. 몸짓. 그 말에 영웅은 씁쓸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 엄마한테는 애들. 그런 애들 수집가." 딱 그런 애들이 몰려드나봐. 엄마가 없어서 불쌍한 " "괜한 소리.' " 엄마가 등대처럼 환하다는 뜻이야. 힘들 때 무작정 쫓아가게 만들게. " '자식 키우는 사람이라
영웅은 녀석들이 조를 이루어 사냥하는 습성이 있음을 기억해 냈다. 두 마리가 한 조라면 부부거나 부모 자식 관계일 가능성이 높다. 사냥이 목적이라면 뒷마당 닭장 속 닭을 노리고 들어온 게 틀림없었다. '우리 가족이 올 때면 외할머니가 한 마리씩 잡아주는 귀한 토종 닭을 네놈들이 노려?' 영웅은 닭장 쪽으로 가는 어린 담비를 향해 돌진했다. 녀석의 목덜미를 물고 길목을 막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