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긴 할까. 나 는 나조차 제대로 이해해본 적이 없는데. 그렇지만 엄마는 나 를 낳아준 사람이 아닌가. 나는 엄마에게서 태어난 사람이 아 닌가. 한때 하나였던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이야 뭐 말할 것도 없지 싶었다. 그런 생각을 두서없이 이어가다보면 대체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 나, 왜 살아야 하나
마침내 우리는 육 주간의 고된 훈련을 마친 뒤 자신의 군복에 이등병 계급표를 스스로 바느질하게 되었다. 수료식날 정오가 되자 군용품을 가득 욱여넣은 더플백을 메고 모래 먼지가 풀풀 날리는 연병장으로 모여들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와중에 땡볕 아래에서 한 시간 가까이 훈련소장의 훈화를 들었지. 애국가를 사 절까지 열창하는 것을 끝으로 그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동기들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글을 좋다고 느끼는 걸까요. 이건 제 생각인데, 오늘날 독자가 책에서 원하는 건 내밀한 공명 같아요. 언젠가 자신도 겪었으나 그게 무엇인지 모른 채 막연히 흘려보냈던 시절을, 애써 덮어두고 잊어버리려 했던 상처를, 사랑하는 이에게도 차마 발설할 수 없었던 욕망을 작가가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해냈을 때 그걸 좋다고 느끼는 거죠. 경험적으로는 이미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