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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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비를 향해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리하여 나비의 날개에 내 손끝이 닿았다. 아, 그 순간, 나 는 드디어 작아지고, 작아지고, 완전히 작아져 나비의 얇은 날개 위해 살포시 올라간 먼지가 되었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누구에게도 불리지 않고, 그리하여 어떤 기억도 갖고 있지 않은 아주 작디작은 존재. 모든 것이 시작되기 이전의 조그마 한 덩어리.
YES마니아 : 골드 a**********s 2026.02.24.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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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내 앞에 함께 도착했다. 나는 두 팔을 벌려 그들을 맞이했다. 끌어안았다. 그리고 옆을 돌아보았다. 나의 또 다른 친구, 나의 새로운 기억이 그곳에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오래도록. 그래. 아주아주 오래도록. 응. 나는 아직 살아 있어. 계속 살아 있을게. 
#리딩스타트#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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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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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물속만큼 고요하고 아늑한 곳이 있을까. 이보다 편안한 곳이 있을까. 할 수만 있다면, 아주 오래오래 숨을 참고 싶다. 하지만 세상으로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 응. 맞아. 나는 몸에서 서서히 힘을 빼며 물 위로 솟아올랐다. #리딩스타트#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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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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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 자기만 아프다고 생각해.“ 해리는 이제 정말로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즐거워 보였다. 누군가를 한 곳에 오래도록 가둔 악마처럼, 그사람의 괴로움을 지켜보며 비정하게 웃음 짓던 어떤 존재처럼. 어스름한 가운데, 저 멀리서 천천히 해가 떠올랐다. 뜨거운 태양. 노랗게 빛나는 저 너머. 해리가 말을 이었다. "나는...... 그게 참……좋더라.“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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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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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의존하면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몸을 가진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나를 그만 미워하고 싶어. 완벽한 건강이라는 것. 완벽한 몸이라는 것. 내가 살려면 완벽해야 한다는, 그래야 살 자격이 있다는 그런 생각을 멈추고 싶어. 해리아. 내 몸이 새것이었으면 좋겠어. 그럼 이번에는 정말 잘살거야. 그럴거야. 왜 나는 새것을 갖지 못하는 거야? 열심히 살았는데, 노력했는데 왜 그런 거
YES마니아 : 골드 a**********s 2026.02.24.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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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진작 날 안 죽였어? 실패했다고 느꼈을 때, 나를 죽였어야지.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단호박범벅을 만들어줬다. 제대로 먹은 적은 거의 없다. 
#리딩스타트#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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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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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거짓말을 하지?" "아니에요. 선생님.”“거짓말이잖아. 어쩌면 그렇게 멍청하니."”제가 멍청해요?""멍청하지." “왜요? 제가 제 몸을 너무 함부로 대해서요? 그래서 이렇게 된 건가요? 하지만 이 세상에서 제가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건 오직 몸 하나뿐이었어요. 아니에요? 제가 잘못 생각한 거예요? 그러면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죠? 다들 잘했다고 하던데요. 날씬해졌구나. 잘
YES마니아 : 골드 a**********s 2026.02.24.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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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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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다는 건 뭘까. 가난에서 벗어날 길을 찾았지만 병을 찾지는 못했다는 것? 집을 거금에 판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로 사들인 집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 새로 이사한 집에서, 오래도록 꿈꾸던 '우리 집'에 들어가자마 자 간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은 것? 아빠, 운이 좋다는 건 뭐야? 아빠 생각에 나는 운이 좋은 것 같아? 나는 자세를 옆으로 기울였고, 흔들리는 창가에 이마를 기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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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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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턱을 괴며 그에게 물었다. 그와 눈이 슬쩍 마주쳤다. 순간, 어떤 감정이 마음을 빠르게 채웠다. 들떴다고 해야 하나. 내가 상대에게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걸 눈치챈 순간의 설렘. 누군가를 매혹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걸 알아챘을 때의 희열. 자신감과 우월감. 일종의 확인. 
이것도 계산대로겠지#리딩스타트#사락
YES마니아 : 골드 a**********s 2026.02.24.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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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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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궁금하다. 부모의 사랑이란 뭘까. 그리고 부부의 사랑이란 또 뭘까. 물론 사랑은 당연히 있겠지. 그런데 그 사랑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 걸까. 어떻게 느끼게 해야 하지?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야 하나, 아니면 나약한 모습까지 다 드러내야 하나. 그런 모습을 보고 도 인간은 서로를 견딜 수 있나? 아, 견딘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이미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는 걸까. 그래도
YES마니아 : 골드 a**********s 2026.02.24. 신고 공감0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