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질문들에 답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 나의 질문들을 무용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내 입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은총의 작용들이 아니라 쏟아지는 햇빛에 짓눌린 풍경 앞에서가 아니고는 생겨날 수 없는 나다(허무) 였던 것이다. 삶에 대한 절망 없이는 삶에 대한 사랑은 없다.
바로 그것이 삶에 대한 나의 모든 사랑이다. 내 손에서 빠져나가 버리려고 하는 것에 대한 말없는 정열, 불꽃 속에 감추어진 쓰라림 말이다. 매일같이 나는, 이 세상에서 흐르는 시간속에 짧은 한순간 동안 새겨진 나 자신으로부터 마치 납치 당하기라도 하는 느낌으로 그 수도원을 떠나곤 했다. 그리고 나는 와 그때 내가 도리아식 아폴론 조각상의 시선 없는 눈 또는 조토의 그림 속의
이 순간 내게로 올라오는 것은 보다 나은 날들에 대한 희망이 아니라 모든 것,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어떤 차분하고 원초적인 무관심이다. 그러나 이 너무나 맥없고 너무나 안이하게 되어 가는 마음의 흐름을 깨뜨려야 한다. 그리고 나는 명철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 모든 것은 단순하다. 만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들이다.
이제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지금 자신이 푹 빠져 있는 것 같은 병과 죽음뿐이었다 그렇지만 세상이 무너지고 있는 바로 그시각에도 그는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심지어 그는 결국 잠이 들고 말았던 것 이다. 하지만 둘뿐이라는 고독의 절망적이고도 정다운 영상이 따라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훗날, 아주그는 땀과 식초가 섞인 그 냄새를, 그리고 어머니에게 그를 비끄러
이 모든 것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기막힌 진실, 영화 구경을 가느라 내버려둔 여자, 아무도 귀 기울여 들어 주는 이 없어진 노인, 아무런 속죄도 되지 못하는 죽음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 세상 가득한 저 모든 빛, 이 모든 것을 다 함께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것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세 가지 운명에 관한 이야기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 그러
아무도 귀 기울여 줄 서람이 없다는 것, 늙으면 기가 막히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저들은 그를 침묵과 고독 속에 던져 버렸다. 머지않아 그는 죽는다는 것을 알려 준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죽을 노인은 쓸모가 없으며 심지어 귀찮고 엉큼하다. 사라졌으면 좋겠어. 그러지 못하겠거든 입 다물고 가만있기라도 해 주었으면......
어느 것 하나도 마다하지 않고 살려는 의지가 있으니 이는 바로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중하는 미덕이다. 적어도 이따 금씩 내가 그 미덕을 실천에 옮겼다고 여기고 싶은 때가 있는 사실이다. 우리 시대만큼 최선과 최악을 똑같이 대하기를 요구하는 시대는 없으므로 나는 바로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은 채 이중의 기억을 정확히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 아름다움이 존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