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이별과 상실, 관계의 변화, 그리고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담하게 바라보는 이야기야. 가까운 사람과 멀어지거나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순간에는 쉽게 “괜찮아”라고 말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결국 그 상실을 품은 채 다시 일상을 살아가게 돼. 그래서 이 작품은 거창한 위로나 극적인 해결보
시우의 집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길, 평소보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분명 좋은 소식인데, 그것도 내가 아끼는 학생의 일인데, 마음이 허전하고 휑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거리에는 노란 은행나무 잎사귀들이 가득 떨어져 있었다. 내가 연민하던 대상이 혼자 반짝이는 세계로 가버렸기 때문일까? 아니, 나는 시우를, 시우 어머니를, 그들이 사는 집을 내려다 본 적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