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은 자조한다. 사랑이라는 게 정말 징그러워서 미칠 것만 같다. 어딘가에서는 억 단위의 돈을 벌 수 있는 사랑이 있는데, 어딘가에서는 한 푼어치 값어치도 되지 못해 우주의 먼지와 함께 뒤섞이게 될 사랑이 존재한다는 게 참을 수 없이 역겨워진다. 하지만 결국 얀도 그 징그럽고 값어치 없는 짓을, 매 순간 하고 있었다.
사랑은, 삶을 견디기 위한 도구. 자신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영혼에 광을 내기 위한 기만의 시약. 얀이 습득한 사랑에 낭만이 낄 자리는 없었다. 한 명의 인간이 일생에 접할 수 있는 사랑은 한정적임에도 모든 사랑이 고귀할 수는 없다. 상위의 사랑이 있다면 하위의 사랑도 있기 마련이다. 하나의 사랑은 다른 사랑을 하찮은 것으로 전락시켜야만 지속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