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러에게 그만 떠나라고 강력히 제안했다. 커러는 나를 길가로 데려가 앉힌 뒤 내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구체적인 이유나 근거가 있어? 사실은 내가 다칠까 봐 걱정하는 게 아니고?나는 커러를 떠나라고 설득할 명분이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커러가 쟁취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고 커러 앞에는 억압과 멸시만
날이 지기도 전에 가로등이 켜지고 공기 속에서 촉촉하고 서늘한 기운이 어렴풋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더할나위 없이 영롱했다. 그 시간을 잘라서 좋아하는 책 사이에 간직할 수 있으면 좋을 듯했다. 미래로 가득 찬 커러가 황혼 속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그런 커러를 나는 영원히 거부하지 않을 테고 거부할 수도 없었다.
커러, 유치원에서 배운 일들을 잊지 마. 시간 보는 법과 서로 다른 지폐와 동전을 구분하는 법.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남들과 장난감을 다투지 않고 공유하고 친구한테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라고 기꺼이 말하는 것. 그게 뭐겠어? 그게 시간이고 돈이고 사랑 아니겠어?아무도 그 속에 지혜를 설명해 주지 않았을 뿐이야. 네가 위로 올라가는 총명함만 얻기를 바라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