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아까시나무에 묶인 채 여름 바람에 산들산들 흔들리는 유현을 보았다. 반투명한 유현의 몸을 통과한 햇빛이 꼭 물결에 비친 빛처럼 그 아래쪽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부드럽게 풀린 유현의 얼굴이며 편안하게 허공에 놓인 팔다리가 하늘을 향했다. 몸속의 공기를 따뜻하게 데우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 보다가, 나는 다시 감
정목이의 아버지 정목이 원준이가 계곡을 향해 걸었다. 정목이의 아버지가 성큼성큼 앞서 걸었고 정목이 아버지의 뒤를 정목이와 원준이가 나란히 따라 걸었다. 그런데 그 뒤를 따르는 것은? 정목이와 원준이가 정목이 아버지를 따르는 것 처럼 정목이와 원준이를 따르는 것이 있었는데. 뒤를 돌아보면 알 수 있겠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햇빛과 선명한 파란색의 하늘은 그대로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