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올린 뒤 귤을 하나 까먹었다. 귤을 먹는 동안 조회 수 가 계속 늘어났다. 댓글도 순식간에 세 개나 달렸다. 나는 댓글을 확인하는 대신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세수를 한 다음 마당으로 나갔다. 꽃 한 송이 없는 겨울 마당은 쓸쓸 했다. 찬바람이 휙 지나갔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초승달만 덩그러니 떠 있는 캄캄한 겨울 하늘을 사진 찍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눈앞에 놓인 풍경은
이런 게 사랑일까? 내가 하는 말을 태오가 듣고, 태오가 하 는 말을 내가 듣는 사이에 내 존재가 차츰차츰 고양되는 느낌 이었다. 허무주의자들은 말한다. 영혼은 인간이 만든 픽션이라고. 죽으면 다 끝나는 것, 전원이 꺼지듯 내 존재가 훅 사라지는 것이라고. 인생은 그렇게 부질없는 것이니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여행 실컷 다니고, 돈이나 펑펑 쓰며 사는 게 최고라고. 나도 그런
이런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된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 따져 봐야 소용없다. 세상 모든 사람의 입을 다 틀어막을 수 도 없고, 나에 대해 좋게 평가하는 사람만 있을 거라는 기대도 접어야 한다. 게다가 예승이가 뭐라고. 그 아이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인물이 아니다. 사실이다. 전에는 예승이에게 꼭 묻고 싶은 게 있었다. 나 빼고 우리 반 여자애들 전부가 급식실에 갔
정확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소문과는 다른 아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나는 사람들이 정해 놓은 기준에서 보면 형편없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 기준이 절대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 동네에서는 환영받 는 사람이 다른 동네에 가면 아웃사이더가 될 수도 있으니까. 세상 어딘가에는, 누구 한 사람쯤은,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내게 예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