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배우자는 오늘 중에 내려야 할 이 선택에 복잡한 윤리적 측면이 서려 있음을 서서히 꺠닫는다. 9.11.테러, 이라크전, 수단 내전, 동일본 대지진, 시리아 내전, 세월호 사건, 비정규직 문제, 공장식 축산, 그 밖에 당신ㅇ ㅣ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 무수한 고문과 질병과 범죄와 차별을 이미 일어났으니 어쩔 수 없는 일로 간주할 것인가?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의 불의, 타인의 고
나는 약물의 힘을 빌려 이 상처를 극복하는 것이 옳지 ㅇ낳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나는 어떤 고통에는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나는 내 삶이 감각이 아니라 의미로 가득하길 바란다. 나는 이 고통이 사라진 뒤에도, 그녀라는 상처가 말끔히 지워지지 않고 내 마음에 거대한 흉터로 남기를 원한다. 나는 의사가 처방해준 약이 그런 나의 흐미ㅏㅇ과는 반대임을 알고 있다. 그 약이 내가 추
이 똥강아지야, 이런 동네는 세상에 없는 거 알지? 너는 내 꿈일 뿐이고? 내가 있는 현실의 세계는 지금 새벽 한시 이십칠분이고, 창문 밖으로는 나무 한 그루 없는 삭막한 거리가 있어. 하지만 나는 너를 자주 생각하고 그리워한단다. 우리 꼭 언젠가 이런 동네에서 만나자. 그때 이렇게 매일 아침마다 산책하자꾸나.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당신이 우주사령부 쪽 인사가 아닌 건 확실히 알겠네요. 선임 당직자와 한참 토론했었어요. 혹시 우주사령관측 사람들이 당직자들의 순서도 교묘하게 정해놓은 건 아닐까 하고요. . 탑승자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주사령관의 입김으로선택된 건지 알 수 없어요. 어쩄든 이들이 모두 깨어나면 우주사령관 쪽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게 될 것은 틀림없어요.
당직은 2인 1조로 서게 되는데, 순서는 무작위로 정해지고 임기는 일인당 육 개월이다. 두 사람의 임기는 삼 개월씩 겹치게 배치된다. 즉 임기가 전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갈 때 동료 당직자가 바뀐다. 먼저 당직을 선 사람이 명령 계통상 선임을 맡는다. 두 당직자가 서로 충돌하는 명령을 내리면, 컴퓨터는 선임의 명령을 따른다.
그 순간 이 모든 게 우주사령관의 계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터무니 없는 의심은 아닐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협조적일지 아닐지 모르는 살마에게 자신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삼 개월 동안이나 주는 것. 그 기회를 거부하는 사람은 결국 우주사령관이 건설할 독재 체제를 승인하는 셈 아닐까. 우주사령관은 그렇게 모든 이의 지시를 받는 강건한 독재자가 되고 싶은 것 아
망할 외계인 놈들. 고난의 의미? 우린 우리식으로 최선을 다하련다. 공기가 차가웠다. 흰 성모상 아래 놓인 꽃다발이 보였다. 상설 고해소의 문은 닫혀 있었따. 사제를 붙잡고 고해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불현듯 일었다. 하지만 무엇에 대해 용서를 빌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