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사랑의 누룩이며, 이제 나는 상처를 원경으로 삼지 않은 사랑이라는 걸 더는 알지 못하게 되었다. 상처는 필연이고 용서는 선택이지만, 어쩌면 상처를 가만히 들여다봄으로 인해, 상처를 만짐으로 인해, 상처를 통해서만 다가갈 수 있는 대상이, 세상에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네 선택이 그 사람도 구할 수 있다. 이런 걸 보고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되지. 너는 이걸 봤을 때부터 바보가 아닌 이상 이미 그놈이 뭐하는 놈인지 정도는 염두에 두었던 거고, 몇 마디 허울좋은 말에 홀랑 넘어가서 나를 팔아넘기려고 들었던 거야. 그런데 그보다 더 맘에 안 드는건.” 말하고서 뻗어오는 손이 목을 잡아 누를 것처럼 핏줄이 불거져 있어서 오히려 눈을
진실이든 진심이든 그건 사람의 진정한 삶에 속해 있는 거라고 보통 간주되곤 하잖아.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삶을 구태여 살아가기까지 하는 건 바라지 않았고, 삶을 산다는 감각 정도만 남아 있으면 그만이었어. 삶과 비슷한 뉘앙스를 띤 무언가면 그걸로 충문하지, 그게 꼭 삶이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