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마음을 좀먹고 있었다. 그 이후, 어떤 것에도 흥미를 가질 수 없고,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없었다. 새로운 자전거를 만들겠다는 정열도 사라졌지만, 일을 맡은 이상 끝까지 해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작업을 계속했다. . ....이런 날들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혼자 감옥에 남겨진 듯한 허무한 날들이. P.352 중에서 #리딩스타트
영혼이 맥락 있게 생각하려고 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죠. 생전에 상당히 강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때, 영혼은 소멸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일시적으로 응집해요. 따라서 사람이 보는 귀신이란건 죽은 사람이 버리지 못한 이 세상에 대한 미련, 사랑이나 증오 같은 강한 감정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를 계속 퍼올리는 듯한 필사적인 노력으로 만든 거예요. P.333
세계는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물결치고 있다. 몸도 마음도 산산조각이 난 듯한 감각. 의식은 드넓은 공간으로 확산되어서, 맥락 있는 사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어느 강렬한 생각이, 뿔뿔이 흩어진 자기 자신을 잠시 뭉치게 한다. 그것은 한없는 사랑이고 분노와 증오이며, 그리고 공포였다. P.320 중에서 #리딩스타트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부조리한 상황에 처하는 날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지금 여기에는 사랑하는 아내도, 아들도 없다. 그리고 정원은 손도 댈 수 없는 기괴한 버섯에 점령당했다. 그토록 즐거웠던 가루이자와 생활은 부조리하고 불가사의한 공간에 삼켜지고 말았다.... P.287 중에서 #리딩스
저주는 그 정체를 상대한테 알려야만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지. 자네의 눈에 저주의 말을 보여준 건 이른바 선전포고일세. 하지만 자네는 족자를 찢어버리지도, 발길을 돌리지도 않고 순순히 함정 속으로 뛰어들었지. 다시 말해 자네는 저주를 받아들인 걸세. 이렇게 된 이상 이제 도망칠 방법은 없네. P.195 중에서 #리딩스타트
아무리 머리가 좋은 아이라도 태어나자마자 시작되는 마인드 컨트롤에는 저항할 도리가 없다. 정신적으로 거세되어 적극적인 삶의 에너지를 완전히 빼앗겨버린 자식은 제대로 된 친구 관계도, 연애 관계도 쌓지 못한 채 허무하게 청춘 시절을 보내게 된다. P.59 중에서 #리딩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