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인간일수록 이름이나 브랜드에 연연하지. 텅 빈 알맹이를 포장으로 얼버무리고 싶은 거야. 인간이 독창적인 이름을 가지고 싶어하는 건, 딱 잘라 말해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어서 그래. 두드러지는 뭔가가 없으니까 하다못해 이름만이라도 눈에 띄어야겠다는 거지. 하지만 이름은 스스로 붙이는 게 아니니까 부모한테 자신감이 없다고 해야겠네.
난 모든 것의 시초지. 그 위로는 결코 거슬러 올라갈 수 없어. 너희들이 그런 존재를 순수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건, 파악할 수 없는 영원이라는 감각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방해하기 때문이야. 인간은 고작해야 100년의 수명을 은혜롭게 여길 만큼 유한한 존재지. 인류에게는 수만 년의 역사가 있지만, 유한한 존재를 아무리 포개어 쌓아 올린들 무한에는 도달할 수 없어. 그래서 영원이란
인간을 구하는 건 신이 아니라 인간 자신의 역할이야. 인간이 멋대로 내게 의지해 살아갈 힘을 얻는 건 자유지만. 종교란 자의식을 지닌 모든 생명체에게 존재하는 법이니까. 하지만 나는 그들은 그냥 구경할 뿐이야. 이런 말을 들으면 화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인간 사회가 혼란스러워진 끝에 망하는 말든 나하고는 상관없어. 멸망해도 또 만들면 그만이니까. P.9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