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자신이 대단히 멋진 존재가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 삶이 중요한 걸 앗아갔다고 여기는 그 고상한 실패감과 자기 연민. 콘서트 피아니스트, 시인, 윔블던 챔피언. 당신이 이룰 수 없었던 세영웅이 그 작은 집의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지. 그러니 내가 어떻게 숨이 안 막혔겠어?
하지만 사랑이 과거로 사라질 때 모두가 잊어버리는 본질이 있었다. 함께했던 순간, 시간, 나날 속에서 느끼고 맛보았던 것. 당연시되었던 모든 것이 버려지고, 그것이 어떻게 끝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덮이고, 그후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불완전한 기억에 의해 다시 덮이기 전의 그 모든 것. 천국이든 지옥이든, 많은 기억이 남진 않는다. 오래전에 끝난 연애와 결혼은 과거에서 온 엽
이 년간의 그 에로틱하고 감상적인 교육은 잠옷 차림의 일주일을 거쳐 결국 우스꽝스러운 파국을 맞이했으며, 그의 학교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평생 여자와의 관계를 왜곡시켰다. 그건 어려운 문제였다. 그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기를 바라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것
그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부러워하며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그의 잃어버린 십 년 동안 찍은 사진은 주로 멋진 산이나 사막, 야생화나 호수를 배경으로 배낭을 멘 강인하고 쾌활한 모습을 담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였지? 누가 찍어줬더라? 몇 년도였지? 사진 속의 그는 낯선 사람이었다. 그 낯선 사람이 부러웠다. 이제 그 시절이 소중하게 느껴졌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처럼
그들은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왔고 오랜 친구의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했지만, 그날 밤 육중한 목조 지붕 아래 2층 방에서 십대처럼 사랑에 빠졌다. 그건 십대 시절을 회고하면서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는 유대감이 더 깊어졌기 때문일 수도, 그들이 십대 때의 서로를 사모했기 때문일 수도, 성공적인 장거리 자동차 여행 후의 고양된 기분과 섬에서의 찬란한 일주일, 그가 호텔에 있는 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