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또리를 살린다고 데려왔지만, 사실은 또리가 우리를 살리고 있었다. 어두운 마음으로 가라앉지 않게 매일 할 일을 만들어줬다. 우리만 바라보던 그 눈빛이 하루를 버티게 했고, 따뜻한 체온은 다음 날로 걸어갈 힘이 되었다. 또리와 함께한 시간 동안 힘 없이 작은 존재들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세상을 조금 더 다정하게 볼 수 있는 태도로 성장했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또리가 떠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지만, 내 하루는 어딘가 하나 비어 있다. 눈을 떠도, 밥을 먹어도, 일을 하다가 문득 고개를 돌릴 때마다 '아, 이제 없구나'라는 생각이 스친다. 햇살이 좋은 날이면 '이런 날 또리와 함께였다면 좋았을 텐데··· , 하고 떠올리고, 날이 추워지면 난로 앞에 자리 잡고 있던 모습이 그려진다. 함께 걷던 거리, 따뜻했던 귓구멍, 털의 감촉, 힘들 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