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은 덜덜 떨고 있었다. 난생처음으로, 두려움이 아니라 분노 때문이었다. 두려움도 아주 없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기묘한 고양감 같은 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이에게는 가능한 한심한 말을 해줘야 했다. 플랜스키 부인은 물론 딱 맞는 단어를 알았지만, 아무리 지금 같은 순간이라도 그 말만은 도저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P.302 중에서
플랜스키 부인은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로 가 까무룩 곯아떨어졌다. 깨어나 보니 이미 날이 저문 후였다. 수도꼭지에 바로 입을 대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또 마셨다 . 활활 타는 분노의 불길이 파도처럼 밀어닥쳤다. 그 중 자신을 향한 것은 일부에 불과했다. 부인은 노트북을 열어 루마니아 지도를 띄었다. P.147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