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교차 양육과 수화 교육 실험에 동원됐던 유인원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며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했다. 그나마 예정된 비극을 피해 간 동 물도 있었다. 새끼 때부터 집 안에 들이는 높은 수준의 교차 양육이 아니라 자신의 삶터(사육 시설)에서 인간과 적정한 선을 지키면서 수화를 배웠던 동물들은 찬텍처럼 반인반수의 비극은 맞이하지 않았다. 1977년생 오랑우탄 찬텍. 서른아
(2018년) 8월 들어서 행방이 묘연했던 범고래 탈레쿠아는 8월 8일 미국 워싱턴주 올림픽반도 부근에서 다시 사람들에게 목격됐다. 여전히 그의 죽은 새끼를 들어 올리며 헤엄쳤다. 그리고 이튿날 마침내 탈레쿠아는 새끼를 심연의 바다 밑으로 놔주었다. 그때까지 1,600킬로미터를 헤엄쳤다. 17일 동안의 장례식이었다.
트로피 사냥꾼들이 가늠쇠를 겨누는 대상은 맨숭맨숭하게 생긴 암사자가 아니 다. 멋진 갈기가 달린 수사자다. 사냥 뒤 수사자는 머리가 잘려 수거된 다. 죽은 세실이 참수된 이유도 바로 벽에 걸면 폼 나는 머리 트로피를 만들기 위해서다. 수사자 한 마리를 쏘면, 서른 마리의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 다. 무주공산임을 깨닫고 이웃 영역의 수사자가 바로 쳐들어온다. 리더 가 없
사람들은 품종견 캐벌리어킹찰스스패니얼의 둥근 두상을 평평하게 만들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개의 뇌가 두개골 크기를 넘어 부풀어오르 게 됐다. 이 품종에서는 '척수공동증'이라는 신경계 질환이 상습적으로 나타난다. 잉글리시불도그는 가장 극단적인 유전자조작의 예다. 기형적 으로 커진 머리 때문에 제왕절개로만 태어날 수 있다. 안면을 평평하게 만들어 주름이 많아지다 보니,
피터 싱어의 주장을 '동물해방론, 톰 리건의 주장을 '동물권리론'이라고 부른다. 동물해방론에선 고통을 느끼는 감응력이 도덕적 고려의 기준이기 때문에, 이를테면 고통을 느끼는 신경계가 없는 조개나 굴 같은 동물은 먹어도 된다. 실제로 피터 싱어는 이러한 동물을 가끔씩 먹는다고 한다. 반면 동물권리론자라면, 조개나 굴도 먹어서는 안 된다. 이들 또한 태어날 때부터 본래적 가
비타민 D의 발견은 실내에서도 24시간 닭을 사육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태양빛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한 실내의 닭들은 하루 종일 인공조명 아래서 생활했다. 그 덕분에 과거 일주일에 한두 개 낳던 계란을 요즘 닭은 하 루에 한 알씩 낳는다. 대신 그들에게는 밤낮의 구분이 사라졌다. 산란계 에게는 언제나 낮만 있다. 밤에도 빛을 쪼여야 하루에 하나꼴로 알을 낳 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닭고기는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소고기보다 비싼 음식이었다. 계란도 일회용품 쓰듯 부엌에 상비된 식재료가 아니었다. 오늘날 닭 고기는 가장 싼 고기고, 계란은 가장 싼 식재료다. 동물의 고기와 부산물이 값싼 상품으로 유통된 것은 생활 영역과 방식, 수명 등 동물의 삶을 인간이 완전히 통제함으로써 이룩해 낸 결과 였다. 그중 핵심은 밀집형 가축 사육 시설 CAFO 이었다. 20세
그러나 컨베이어시스템에서는 달랐다. 노동자는 지정된 부위만 작업했다. 하나의 생명은 표준화된 생산 단위로 해체됐고, 각 단위를 생산하는 노동자만 남게 되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다루는 상품이 한때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어미와 함께 즐거워하고 자유를 갈구하는 생명이었음을 상상할 수 없었다. 대량생산 된 고기는 상품으로 더욱 빨리 탈바꿈할 수 있었다. 우리가 슈퍼마켓에
1번, 2번, 3번··· 10번 묘기까 지 순서가 예정되어 있다면, 돌고래들은 1번 묘기가 끝나자마자 2번 R 기가 시작되는 지점에 가서 기다린다. 수없이 연습하고 공연했기 때문에 그들은 다음에 무얼 할지 잘 안다. 그런데 어떤 때는 1번, 2번, 3번을 하다가 갑자기 4번, 5번, 6번을 빼 먹고 7번 지점에 가서 '뻔뻔하게' 다음 지시를 기다린다. 조련사는 당황하지만, 7번 위치로 갈 수밖에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