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가 현대 사회의 통념과 습관을 따르되, 마음속으로는 이에 대한 반의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가장 현명한 처세술은 사회적 인습을 경멸하면서도, 동시에 사회적 인습과 모순되지 않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태도는 통념과 습관에 우리가 잠식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밀이 《자유론》에서 기술한 공리주의와 해악의 원칙은 현대의 개인주의를 고찰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개념임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밀이 예상했던 사회는 ... 계급 상승을 지향한 부르주아적 사상과 라이프 스타일이 모든 개인을 옭아매는 사회는 분명 아니었다. ... 밀이 말한 해악의 원칙은 '개인의 행동을 제한할 수 있는 유일하고 정당한 이유는 그 행동이 타인에게
현대 정신건강의학의 진단과 치료는 마음을 다루는 방식에서 행동과 태도를 관리하는 쪽으로 중심축을 옮겨왔다. 통계 자료에 근거한 기법이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굳이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환자의 행동과 태도의 변화를 꾀할 수 있고, 복지 정책과 연계해 개인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점차 마음의 문제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
결국 우리는 '돈에 의해 상처받고 돈에 의해 치유받는' 사회에 살고 있는 셈이다. 가정이든 학교든 의료기관이든, 어디에서나 자본주의와 개인주의, 사회계약의 논리가 따라다닌다. 정신과 의사도, 상담사도, 사회복지사도 모두 이 거대한 시스템과 사상을 당연한 전제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일싱생활 속에서는 그것을 의식조차 하지 않는다. 그들은, 아니 우리들은 과연 이 시스템에 어
유사 이래 가장 건강하고 장수한 시대인 현대 사회의 통념 속에는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적 사유가 사라졌다. ... 반드시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있어서 장수를 바라는 게 아니라, 건강이 당연한 가치가 되었기 때문이다. 노후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현대인의 모습은 옛날 사람들의 눈에는 낯설게 비칠 것이다.
모든 사람이 현대 사회와 질서의 양면성을 자각해야 할 필 요는 없다...이토록 강고한 초자아를 내면화시키는 사회에서 통념과 습관이 가리키는 대로만, 공간 설계가 의도한 대로만 살아간다면 이는 곧 우리의 시야를 한층 더 좁히고 현대 사회와 현대인을 바라 보는 관점을 편향되게 만든다. 제아무리 청결하고 건강하며 질서 정연한 사회가 실현되었다고 하더라도 의사소통과 논의가 불
오늘날 질서가 '질서'라는 이름에 걸맞게 견고한 힘을 유지하는 이유는 사회가 정당성을 얻고 있기 때문이며, 시대 변화와 기술 발전에 맞춰 이를 쇄신하기를 게을리하지 않 는 데다 여러 영역에서 정당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으며 이어져왔기 때문이다.서양의 기독교와 그 관련 세력은 중세 이후 기술과 세계 관의 발전에 맞추어 교의를 고치고 바꾸면서 정당성을 쇄신해왔
웬디 브라운에 따르면,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서양 정치의 로고스는 인간을 경제적 존재 (호모에코노미쿠스)보다는 정치적 존재(호모폴리티쿠스)로 이해해왔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 전통에서 경제가 정치를 뛰어 넘는 상황은 '부자연스럽고 사악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한 정치의 로고스는 루소와 밀의 시대까지 계승되어 민주주의를 성립 시키는 기본 전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