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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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한 개." 그러나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저 울 고 있는 아이 쪽으로 접시를밀어 주었다. “먹을래요?" 문득 쿠키가 두 개라서, 아직 한 개가 남아 있어 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피식 싱 거운 웃음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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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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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일어난 일들도 여전히이해되지 않았다. 내가 왜 녹차쿠키를 고집했고, 굳이 먹고 간다 고 했는지, 아작 소리와 함께 힘없이 부서지는 게 입안의 쿠키인지, 내 심장의 한 조각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가슴의 통증과 함께 왈칵 눈물이 흘러 내렸다. 하지만 전혀 당혹스럽거나 창피하지 않았다. 내가 왜 울고 있을까? 오직 이 궁금증만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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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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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즈음 L은 두통약이나 진통제를 자주 먹었다. 단순히 학업 스트레스라 생각했다. 등교하다 L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L이 먼 도시의 대학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했을 때도, 중환자실에 있다고 했을 때도, 내 믿음은 절대 흔들리지 않았 다. 다음 날이면 히죽 웃는 L을 볼 수 있으리라 믿었다 나는 습관처럼 싱거운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토록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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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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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문은 너무 쉽게 열려 버렸다. 그 안에 차곡차곡 쌓 아 놓았던 서러움과 속상함, 외로움과 아픔이 허물 어지며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내가 어찌할 새도 없이 왈칵 눈물이 터졌다. 저 아이는 알까. 눈물은 바이러스보다 강해서 쉽게 전염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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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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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햇살을 등진 채 앉아 있는 아이는 꿈속 그 모습과 똑같았다. 밀랍 인형처럼 표정 없는 얼굴로 조용히 쿠키 한 입을 베어 물었다. 그런 아이의 눈 에서 후드득 고이지도 못한 눈물이 떨어졌고, 그 눈물방울은 보이지 않는돌멩이가 되어 내 몸 곳곳 에 날아와 부딪쳤다. 언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시리고 싸한 통증이 가슴에 밀려들자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두 다리가 제멋대로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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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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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가 녹차예요 가루가 더 곱고 향이 진한 최상품 녹차라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가격이 다른 쿠키보다 더 비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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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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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렁한 눈 속에는 누군가의 무너져 내리는 최고의 날이 있었다. 8월의 햇볕이 작은 머리위에 내리꽂히고, 나 는 반쯤 먹다 남은 초콜릿쿠키를 꽉 움켜잡았다. 힘없이 부서지는 게 쿠키가 아닌 내 안의 무엇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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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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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익숙한 종소리와 함께 가게 문이 열렸다. 동시에 가을 홍시처럼 툭 심장이 떨어졌다. 설마 온 거야? 나는 천천히 문을 향해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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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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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쿠키 두 개를 받아 든 꼬마가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지었다 "진짜, 최고의 날이다. 감사합니다." 꼬마가 꾸벅 인사를 한 뒤 토끼처럼 깡충거리며 문밖을 나섰다. 쿠키 하나에 최고의 날을 경험할 수 있는 삶이라니, 부디 저 꼬마의 하루가 고소하 고 달콤하기를 바랐다. 작은 손에 들려 있는 두 개 의 쿠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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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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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 간이 흘러 8월이 되었다. 까맣게 탄 피부가 여름의 흔적이라면, 귓가에 여전히 남아 있는 방울 소리는 여름밤 꿈의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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