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 보면 마음의 폭이 조금씩 넓어진다. 낯선 땅에서 지내다 보면 내가 알던 세계가 생각보다 좁았다는 것을 선명하게 깨닫는다. 누군가 '여행은 길 위에서 배우는 학교'라고 했던가. 나에게 여행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금 더 낯설고 따뜻한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학교일 것이다. (p.169 ~ p.170)
계절은 늘 꽃으로부터 시작된다. 꽃을 다루는 사람은 한 발짝 먼저 계절을 마중 나간다. 계절의 기척을 손끝으로 감각한다. 꽃은 시간의 흐름을 숨기지 않는다. 피고, 머물고, 스러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꽃을 보면 '지금'이라는 짧은 순간을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꽃에는 '나중'이란 없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지금 이 순간에 피어 있는 것을 놓치지 않는
감정 표현이 서툴지만 내가 찾아갈 때마다 제일 먼저 반겨 주는 사람, 서울로 올라갈 때는 내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며 배웅해 주는 사람, 내 차가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갈 때까지 바라봐 주는 유일한 사람. 우리의 사랑은 조용하다. 너무 조용해서 사랑이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아빠는 가족에서 빚 말고 사랑만 심어 주려고 했다. 오로지 사랑만.
때로는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복잡한 마음이 올라오면 도망갈 궁리를 찾는다. 한 번 도망치기 시작하면 두 번째부터는 쉬워진다. 도망치고 싶지 않다면 방법은 딱 하나. 피하고 싶었던 대상을 정면으로 맞닥뜨리는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긴장과 고통, 불안이 찾아온다. 하지만 허들을 넘어서는 순간, 부정적인 감정은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 (p.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