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사회에서 뒤처진 사람들은 때로 직장에서 정신건강을 잃고,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 치료가 잘 되어서 직장으로 복귀하는 사람도 있지만 직업소개소를 거쳐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사람도 많다. 의료와 복지 서비스는 이렇게 건강상의 문제를 겪은 개인이 회복한 뒤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의료와 복지의 역할은 거기
4 실제로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아름다운 나라’는 그저 ‘불쾌한 고통’만을 안겨줄 뿐이다. 현실에서도 그러한 원망 섞인 목소리가 익명 게시판과 엑스 곳곳에서 끊임없이 쏟아지고, 병원 정신과에서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유사 이래 가장 건강하고 장수한 시대인 현대 사회의 통념 속에는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적 사유가 사라졌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꼭 이뤄야 할 무언가가 있어서 건강을 돌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대다수는 건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나, 건강해야 마땅하다는 막연한 믿음을 안고서 건강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다.
분명 우리는 과거의 부자유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통념과 그 통념에 반했을 때 느끼는 열등감과 죄책감으로부터는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한 불안을 달래기 위해 인간 시장에서 승리하려는 이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업로드에 여념이 없다. 겉치장에 불과한 SNS 게시물 속에서 그 불안이 비쳐 보이더라도 말이다.
3 20세기 이후 건강한 육체는 경제적 효율성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요소로 부각되었고, 동시에 아름다운 육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화장품과 피부 관리, 운동과 같은 필수적인 소비가 뒤따랐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몸에 투자하는 소비를 반복하며 이러한 통념과 습관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제 우리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육체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으며, 사회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