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물이 아저씨의 어깨까지 차 올랐고 다음으로 목까지 차 올랐지만… 여전히 아저씨는 호수 안으로 전진해 들어갔다…. 그러다가 아마도 바닥이 고르지 못해서였는지 아저씨의 몸이 불쑥 솟구치며 물이 다시 어깨까지 닿았다…. 그래도 아저씨는 그러게 위로 솟구친 다음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가 물이 다시 목까지 찼다가, 목구멍까지 찼고 이어서 턱 위까지…. 그제서야
q****r 2026.01.15. 신고 공감0 댓글0
...그리고 호수 가장자리에 좀머 아저씨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에 나는 아저씨가 신발을 신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물이 아저씨의 장화 위까지 차 있었다. 둑에서 몇 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등은 나를 향하고, 산 너머에 여전히 남아 있던 마지막 노르스름한 햇빛이 한 줄기 비치고 있는 반대편 둑이 있는 곳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아저씨는 그곳에 박아
q****r 2026.01.15. 신고 공감0 댓글0
「좀머 씨는 밀폐 공포증 환자야.」 ...「리타 슈탕엘마이어가 말해 주었는데요, 좀머 씨는 항상 경련을 한대요. 온몸이 다 떨린대요. 리타가 그러는데 꼭 안달뱅이처럼 근육이 다 움직인대요. 의자에 앉으려고만 해도 몸이 먼저 떨린대요. 그런데 걸어다니기만 하면 몸에서 경련이 안 일어난대요. 그래서 자기가 떠는 것을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으려고 항상 걷는 거래요.」 ...그런 다
q****r 2026.01.15. 신고 공감0 댓글0
날씨는 그래도 여전히 더 사나워지기만 했다. 빗줄기는 차츰 우박으로 변했고, 그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기도 전에, 귀에 들려오는 소리가 후둑후둑 떨어지는 더 요란한 소리로 변해서 그것을 느낌으로 먼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나는 이슬비의 엷은 막 사이로 길 끄트머리쯤에서 앞으로 걸어가고 있는 한 사람의 형체를 보았다. ...사방의 모든 것들이 짓이겨지고 흩어진 채
q****r 2026.01.15. 신고 공감0 댓글0
이상한 일은 그에게 아무런 볼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았으며,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배낭은 버터 빵과 우비를 빼고는 늘 비어 있었다. 우체국에 가는 일도 없고, 군청에 가는 일도 없이, 모든 일은 자기 부인에게 다 일임하였다. 누구를 방문하는 적도 없고, 어디로 가서 잠시라도 머무는 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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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그가 어디를 그렇게 다니는 것인지? 그러한 끝없는 방랑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그가 그렇게 잰걸음으로 하루에 열둘, 열넷 혹은 열여섯 시간까지 근방을 헤매고 다니는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q****r 2026.01.15. 신고 공감0 댓글0
그는 쉽게 식별이 되는 사람이었다.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다른 사람과 전혀 혼동이 되지 않았다. 겨울이면 그는 검은색에 폭이 지나치게 넓고 길며 이상하게 뻣뻣해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너무 큰 무슨 껍질처럼 그의 몸을 감싸던 외투를 입고 지냈다. 그리고 신발은 고무 장화를 신었고, 대머리 위로는 빨간색 털모자를 쓰고 다녔다. 여름에는 - 좀머 아저씨의 여름은 3월 초부터 10월
q****r 2026.01.15. 신고 공감0 댓글0
나무 위는 늘 조용하였으며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았다. 듣기 싫은 엄마의 잔소리도 없었고, 형들의 심부름 명령도 그 위까지는 전달되지 않았으며, 단지 바람이 부는 소리와 잎사귀들이 바스락거리던 소리, 나무 줄기가 약간 삐걱거리던 소리… 그리고 먼 곳까지 훤히 내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시야가 있을 뿐이었다. 우리 집과 정원만 보였던 것이 아니라, 다른 집들과 정원들, 호수
q****r 2026.01.15. 신고 공감0 댓글0
가느다란 금발의 여린 얼굴. 유행에 한참이나 뒤떨어진 낡은 스웨터 차림. 단 한장의 사진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남자. 사람 만나기를 싫어해 상 받는 것도 마다하고, 인터뷰도 거절해 버리는 기이한 은둔자. 이 사람이 바로 전세계 매스컴의 추적을 받으면서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이다. 쥐스킨트는 1949년 뮌헨에서 태어나 아바흐에서 성장했고
q****r 2026.01.10. 신고 공감0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