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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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작고 무방비한 아기는 지켜야 할 존재라는 감각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지를 강제로 불러낸다. 사람들은 이 런 감정을 모성이라고 부르는 걸까. 그 단어가 왠지 꺼림칙해 리키는 그 증거가 될만한 감정마저 밀어내려 했지만, 이미 그 것은 리키 안에서도 분명히 자라고 있었다. 이성과 감정의 균 형이 아기라는 존재 앞에서 서서히 무너져 갔다. 리키는 침대 등받이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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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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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여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모토이의 아내도, 애 인도 아닌, 하물며 오이시 리키라는 개인도 아닌 존재. 자궁을 가진 생명체로서의 여자, 혹은 아이를 낳는 기계. 자신의 생식 기관을 이용해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아이를 낳아준 여자였다. 모토이의 아이가 아니라 전 애인 히다카의 아이, 혹은 대화 가 잘 통하던 다이키의 아이였다면 이렇게까지 허무하진 않았 을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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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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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모에게서 유전자를 물려받고, 부모는 또 각자의 부모 에게서 물려받았다. 그렇게 이어져 온 것이었다. 오랜 시간 축 적되어 흘러온 유전자의 사슬을, 내 대에서 끊어버린다는 생각 이 두려웠다. 아니, 두려움만은 아니었다. 죄책감이었다. 자신이 이혼하고, 다시 결혼하는 선택을 한 탓에 그 긴 흐름을 스스로 끊어버렸 다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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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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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석버석해진 마음이 반들거리는 기름에 이끌리듯, 리키는 대리모라는 선택을 받아들였다. 지금의 그녀에게 남아있는 선택지는 자궁이라는 육 체를 파는 것 외에는 없다고 느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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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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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오이시 씨에게 출산을 의뢰한 건, 우리 부무예요. 자꾸 말을 바꿔서 미안해요 그만큼 혼란스러웠던 거예요. 하 지만 지금은 생각이 정리됐어요 어떤 아이가 태어나든 누구의 아이든 책임지고 받아들여야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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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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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나 유코를 생각하는 마음이 켰는데, 유코가 떠나고싶 다고 한다면 그냥 이혼한 채로 있어도 되겠다는 생각마저 하기 도했다. 두 사람 사이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이 어느샌가 변질되어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고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리키가 임신한 이상 이제 이 사태를 멈출 수는 없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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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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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자면 가장 높은 것은 물론 모토이의 아이지만 다이키의 아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나의 배는,대체 어느 항구에 도달하는 걸까. 리키는 배에 손을 얹고 달력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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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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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묘지에 묻히지 않는 삶을 선택해야 한다 결혼도 줄사도 , 그렇다고 독신으로 불리지도 않는 뭔가 다른 길이 있을 것이라고 리키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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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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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코는 괜찮다는 는 끄덕여 보였다. 다양한 사람이 고 다양한 형태의 욕망이 존재하고, 다양한 관계가 손가 그러니 성이든 생식이든 동안 가지 정답만 있는 건 아니다. 그 생각 끝에 유코는 남편과 리키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를 워보자, 그런 생각을 했다. 답답했던 가슴의 응어리가 풀린 듯한 획기적인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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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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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희에게 아이가 생기냐 마느냐는 시간과의 싸움 요. 적어도 쉰이 되기 전에 아이가 생기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돼야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볼 수 있으니까요." 시간과의 싸움. 요시코 이모가 했던 말과 똑같다. 다들 궁지 에 몰려있었다.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시간이 없습니다. 정말로 이건 시간 과의 싸움이에요. 리키는 생각했다. 이사 가고 싶다. 이 생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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