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고흐 (테오에게 1880년 6월 22-24일, Letter 155) 새장 속의 새를 생각해봐. 봄이 오면 새는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걸 강하게 느껴. 하지만 할 수가 없지. 그게 무엇 인지 잘 기억나지 않고, 막연한 생각이 들어서 혼잣말을 해 다른 새들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고 새끼를 기르는데...- 그리고는 새장 창살에 머리를 부딪치지. 그런데 포로는 살아 있고 죽지 않아. 안에
안부란 무엇일까요. 빈센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수백 통 의 편지는 안부일까요, 구원 요청일까요. 아니면 정말 둘을 죽 음으로 내몬 방아쇠였을까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이 안부의 본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빈센트는 '지금 나는 괜찮 다'는 말을 쉽게 쓰지 못했습니다. 대신 바다의 색이 오팔이었 다고, 밤이 낮보다 풍요로웠다고, 해바라기를 그려서 고갱이 쓸 방에 걸었다고
4만 4천 통의 안부 헤르만 헤세는 평생 약 4만 4천 통의 편지를 썼습니다. 이 숫자의 의미를 헤아려보십시오. 휴대전화 메시지도, 이 메일도 아닙니다. 손수 쓴 편지를 우체국에 찾아가 손수 부친 편지입니다. 그것도 소설을 쓰고, 시를 쓰고, 에세이를 쓰고, 수채화를 그리는 와중에 말입니다. 받는 사람은 다양했습니다. 독자들, 젊은 작가 지망생들, 전쟁으로 상처받은 병사들, 삶의
테오가 형에게 보낸 편지는 안부였습니다. 매주 보내는 돈이 안부 그 자체였습니다. 구필 화랑의 고 급 편지지에 정성스럽게 쓴 'Mon cher Vincent'. '형의 그림 이 좋다', '건강을 챙겨라', '곧 좋아질 것이다'라는 한 줄 한 줄 이 안부였습니다. 그 안부가 빈센트를 10년 동안 살렸습니다. 물감을 사게 해주었고, 캔버스 앞에 앉게 해주었고,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리 게 해주었습니다.
되는대로 떠오르는 걸 쓰고 있어. 네가 나를 쓸모없는 인간 말고 다른 무언가로 봐줄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다. 쓸모없는 인간에도 두 종류가 있거든. 게으르고 비겁하고, 본성이 저열해서 쓸모없는 인간. 좋다고 생각하면 나를 그런 사람으로 봐도 돼. 그런가 하면, 어쩔 수 없이 쓸모없는 자가 있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큰 갈망에 속이 좀먹히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 아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