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인정하는 진리 하나는 재산이 많은 독신 남자라면 반드시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이에요. 그런 남자가 그 지역에 이사 온다고 하면, 당사자의 감정이나 의견 따위는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이웃 가족들은 저마다 당연히 자기 집 딸내미 중 하나가 차지할 재산이겠거니 생각해버린답니다.
제인 오스틴의 첫 소설과 마지막 소설은 말하지 못한 마음이 봇물 터지듯 나오는 이야기, 침묵하던 생각에 드디어 목소리가 생기는 이야기입니다. <이성과 감성>의 엘리너와 <설득>의 앤은 누구보다 지혜롭고 사무치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지만 여러 이유로, 특히 결혼하지 않은 여자라는 이유로, 가족과 사회에 마음을 드러낼 길이 막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