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무기의 오류는 단순히 엉뚱한 아이디어를 냈다는 데 있지 않다. 오 히려 더 무서운 것은, 그 아이디어들이 대개 아주 합리적인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해변을 건너야 했고, 벽을 뚫어야 했고, 적의 진격을 늦춰야 했고, 숲 속의 적을 드러내야 했다. 문제는 인간이 그 해결책을 설계하는 순간, 자신이 결과까지 함께 설계할 수 있다고 믿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
완전범죄를 꿈꾼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무너졌다. 누군가는 잊히는 것을 견디지 못했고, 누군가는 자기 안의 패턴을 멈추지 못했고, 누군가는 끝까지 상대를 쥐고 있다고 착각했고, 누군가는 애초에 자신은 실 수하지 않는 존재라고 믿었다. 여기서 드러난 것은 개인의 일탈만이 아니다. 인간이 어떤 구조를 설계할 때 반복해서 빠지는 오래된 오류들이다. 자기 통제력에 대한
인간을 망가뜨리는 데 필요한 최소 조건은 무엇일까. 높은 벽일까, 좁은 방일까, 끊이지 않는 감시일까, 아니면 반대로 아무도 통제하지 않는 방 치일까. 감옥은 범죄자를 사회에서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시험해 온 장소다. 통제가 어디까지 가능해지는지, 질서가 무너지면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 하는지, 인간을 오래 가뒀을 때 마지막까지 남는 것이
이 책은 단순한 사건 모음집이 아니다. 또한 기괴한 사건들을 늘어놓고 놀라게 만드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이 보여주려는 건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들 아래 깔려 있는 하나의 패턴이다. 왜 같 은 실수가 시대를 넘어 되풀이되는가. 왜 영리한 사람들이 만든 것 들이 엉뚱한 곳에서 무너지는가. 이 책이 남기고 싶은 것은 거창한 교훈도 아니다. 내 판단이 어 디까지만 보고 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