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바르트의 《 애도 일기》를 뒤적인다. 그는 사랑을 잃었다.나는 건강을 잃었다. 그래서 다 같이 낙담에 빠져 있다. 그런데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는 완전히 잃었다(어머니는 죽었다). 나는 아직 많은 것을 지니고 있다(병에 걸렸지만 아직은 여러 면에서 건강하다). 바르트에 비하면 나는 사실 아주 소량을(물론 아주 중요한 것을) 잃었을 뿐이다. 그에게서 동병상련을 바라는 건 어
4 0.강의 중에 '사건'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자주 입에 올렸던 가. 그런데 그것들은 모두가 책에서 읽고 들은 풍문이고 코드들이었다. 사건은 그런 책들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위기를 만난 마음속에서 태어나는 '사건들'이다. 이 사건들은 놀랍고 귀하다. 정신과 몸이 함께 떨리는 울림. 이 울림은 모호하지 않다. 종소리처럼 번지고 스미지만 피아노 타음처럼 정확하고 자명하
214.바르트의 《에도 일기》를 뒤적인다. 부끄럽고 괴롭다. 그의 고통들은 모두가 마망 때문이다. 마망의 상실 때문이다. 그의 고통들은 타자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그러면 나의 고통은 무엇 때문인가. 그건 오로지 나 때문이다. 나는 나만을 근심하고 걱정한다. 그 어리석은 이기성이 나를 둘러싼 사랑들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사실 나는 바르트보다 지극히 행복한 처지다. 그는 사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