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눈에 모이는 것만으로 겨울 정원을 말할 수 있을까. 겨울 정원은 생명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무수한 생명들이 응축되고 다져지는 곳이다. 응축된 그 생명들은 곧 대지를 뚫고 나와 화산처럼 폭발할 것이다. 죽음의 폭발이 아니라 생명의 대폭발이다. 땅에는 새싹들이 빈틈없이 솟아날 것이고 나뭇가지에는 무수한 잎눈과 꽃눈의 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우리의 마음과 입에서도 봄
겨울꽃은 죽은 것이 아니라 걸모습에 가려져 있던 가장 본질적인 형태만으로 생을 이어가는 것이다. 서산을 넘어가는 석양빛과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무 과 여름의 꽃들이 질은 색깔과 윤기로 빛난다면 생명 력이 사라진 겨울의 꽃은 무너지지 않는 끗끗한 형태 로 품격을 지켜낸다. 겨울꽃 다발을 화병에 담아 거실 창가에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