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중요한 건 2라는 숫자입니다. 단수가 복수가 되는 건 2부터죠. 2는 복수의 최소 단위입니다. 사회에서 인정받는 가치관이 하나뿐일 때, 대안으로 또 다른 가치관을 제시할 수 있다면 크게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전쟁 중의 천황제나 소련의 스탈린주의에 대한 반성이 바로 그런 예입니다. 한편으로 일원론인가 이원론인가 다원론인가를 생각해보면, 이원론과 다
소설이란 캐릭터가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것이니 사실상 모든 소설은 딜레마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방점은 '윤리적'이라는 것에 찍혀 있었지요. _김연수 문학의 의미는 문제를 문제로서 제시하는 것에 있으며, 반드시 그 답을 작가가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대답할 수 없는 아포리아만이
"너는 마법사잖아, 멀린. 어서 나무에서 나와." 가웨인이 말해. "못 나가. 나를 여기에 가둔 니뮤에만이 나를 나무에서 꺼내줄 수 있어. 하지만 니뮤에는 영원히 나를 꺼내주지 않을 거야." 멀린이 대답해. "그럼 너는 어떻게 되는 거야? 거기서 죽는 거야?" "아니야. 나는 나무 위의 유리집에서 영원히 살게 됐어. 너희의 세계를 볼 수는 있지만 내가 직접 바꿀 수는 없어. 그게 나의 운
말했다시피 고통에 관한 한 우리는 짚으로 만든 개의 처지입니다. 그 개들은 각자의 무지로 쌓아 올린 벽에 갇혀 지내고 있지요.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우리의 목소리는 그 벽을 넘어가지 못합니다. 그건 하늘과 땅 이 어질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의 무지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하늘과 땅을 원망하는 일이 아니라 그 무지를 인정하고 먼저 자신의 벽을, 그다음에는 상
"돈가스 좋아하는 건 부전자전이야. 너도 생각 많지?""생각이요? 어떤 생각이요?""뭐, 이런저런 생각들. 일이 잘되려나? 이렇게 되려나 저렇게 되려나? 그땐 왜 그랬나? 내가 모르는 게 있었나, 없었나? 그러다 보면 시간 잘 가서 금방 나처럼 영감 되는 거야.""생각하는 건 좋은 거잖아요.""덜 하는 게 좋은 거지. 옛날 중국에 짚으로 만든 개가 있었어. 제사 지낼 때 아주 요긴하게 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