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자를 꿈꾸지도 유명해지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나의 속도로 내 삶의 궤도를 따라 어지럽지 않을 정도로 돈다. 속도를 낼 수 있는데 천천히 달리는 것이야말로 내가 원하는 자유다. 행복에 필요한 만큼만의 노력. 그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지금처럼 평범한 삶을 조용히 살고 싶을 뿐이다. 그런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더 나아지기 위해 안간힘을 써
삶은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짝이었고 언제 벗어버려도 이상할 건 없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라면 내려놓게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할 때 나의 내부에서는 무언가가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때로는 엄마가 나로 인해 죽었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엄마를 죽였다는 생각도 든다.P.281 중에서
아빠가 떠나고 둘만 남았을 때 우리는 좁은 침대에 모로 누워 서로의 마른 몸을 안았다. 엄마의 깡마른 몸에 불거진 뼈마디가 가슴에 배겼다. 나는 울지 않았다. 아빠의 부재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고 슬픔을 이해하지도 못했으니까. 단지 엄마와 꼭 껴안고 잠드는 것이 좋았다. 다음 날 잠에서 깨면 엄마의 머리가 닿았던 베게는 차갑게 젖어 있었다.P.280 중에서
자식의 미래를 판돈으로 걸고 경마처럼 몰아대는 부모는 12학군에 흔했다. 몇몇 교육 전문가도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부모의 노력이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식을 위한다는 이유로 행하는 강압을 사랑의 특별한 형태라고 할 수 있을까?P.180 중에서
남편 없는 여자와 아내 없는 남자, 그리고 어린 아들 사람들이 무슨 말로 수군거리든 그들은 보통의 가족처럼 서로를 챙겼다. 각자가 고통을 겪었고 지금도 상처가 아물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늘 불행한 건 아니었다. 지금껏 견뎌온 고통으로도 그 정도의 행복을 누릴 자격은 충분했다.P.13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