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즐겁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매 순간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이는 희귀한 작가들도 있긴 있는데, 솔직히 살짝 무섭다. 통상적으로는 사람에 따라 즐거움을 느끼는 시기가 다른 것 같았다. 구상의 단계를 행복해하는 이들이 있고 문장과 문장을 더하여가는 시간을 즐기는 이 들도 있다. 내 경우는 완성에서 어마어마한 쾌감을 느낀다.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완전히 빠져나간 후
먼저 읽어준 이가 책 제목을 '읽었으면 써야지'로 하 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었다. 혹하고 말았으나 혼잣말일 때와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뉘앙스가 크게 달라져 택하지 못했다. '써야지'는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에게 말할 때만 효과가 있지 않나 한다. 그러니 이 책으로는 그저 쓰는 재 미가 생각보다 낮은 선반에, 손 닿을 만한 곳에 놓여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었다 바깥의 온갖 현란
절제적이고, 짧고, 서로 연결될 때만 의미가 생기는 문장들을 골라 쓰는 게 원치 않는 상황에 빠지지 않을 방책 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미래가 닥치든 결국 쓰고 싶 은 대로 쓸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 감당해야 할 일들은 감 당하고 감당하지 못할 일들엔 정신없이 휩쓸려갈 테니, 치 돌고 엇도는 물에 떨어질 낙엽의 기분을 짐작해본다. 인용 의 영역만 두고 살펴도 창작을 직업
손이 날 듯 써지는 날들은 얼마 되지 않을지도 모른 다. 나아가지 않는 것 같은 상태에 오래 갇힐 수도 있다. 그 래도 오늘 쓴 몇 줄이 내일의 몇 장을 불러온다는 것은 확 실하며, 노트와 노트북을 펼치는 일만으로 당신 안의 기계 가 어느새 부드러이 작동할 것이다. 다 지우더라도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