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터뷰에서 '가족은 아름다운 꿈 같다'고 말한 적 있다. 매체 속 화목하고 단란한 가족을 볼 때마다 곤충 표본과 비슷하다 여길 때가 있다. 구색을 잘 갖추어 두고 광을 내어 전시한 표본. 가족은 사실 더 복잡하고 어지러운데, 사회가 그것을 단순화시킨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도 나는 조부가 그 말을 한 이유에 대해 종종 생각해 보곤 한다. 차를 타고 적선동을 지날 때, 천막 농성을 벌이는 사람들을 무심코 지나칠 때,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고통을 암묵할 때,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삶은 안락할 때. 부끄럽다는 조부의 고백을 이해하려 애쓰곤 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여전히 잘할 수 없다.
그들이 좇는 건 이상처럼 보이지만 실은 허상에 가깝다.지위나 자산, 우월한 신체를 얻으면 결핍이 사라질 거라 믿지만, 결핍은 늘 다른 조건을 달고 돌아온다. 인생에서 내보낸 줄 일았던 불청객이 나도 모르는 새 문 앞에 서 있듯이 말이다. 허상으로 채워지는 건 결국 결핍이 아닌 더 단단해진 불안 아닐까. -<프랭크 오자와> 작가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