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서로 의지하고 의지가 되어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어딘가에 기대면 편하겠다고 생각했다. 앉으면, 그래, 누우 면, 그리고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열 마나 편할까. 이처럼 과거에 자존심이 대단했던 그녀였지만, 시대정신은 그렇게 공들여 그녀를 설득했다.
원고를 읽다보니, 자신이 그 오랜 세월 동안 별로 변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그 녀는 소년들이 흔히 그렇듯 죽음을 동경하는 음울한 소년이 었다. 그 다음에는 사랑을 좇는 혈기왕성한 시절을 보냈고, 또 그 다음에는 재기발랄하고 냉소적인 인간이었다. 때로는 산문을 시도했고, 때로는 희곡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변화를 겪은 뒤에도, 기본적으로는 자신이
그녀는 어느 한쪽의 옷만 입어본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자주 성별을 바꾸었기 때문에, 두가지 다른 역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녀가 이런 장치로 두 배의 이익을 얻은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인생의 즐거움이 커졌고 경험도 풍부해진 것이다. 그녀는 바지의 품위와 속치마의 유혹을 계속 맞바꿔가며 양성의 사랑을 폭같이 누렸다.
남자일 때 올랜도의 초상화와 여자일 때 올랜도 의 초상화를 비교하면, 두 사람이 의심의 여지없이 동일 인물이지만, 특정한 변화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남자는 언제든 검을 잡을 수 있도록 손이 자유로운 반면, 여자는 어깨에서 공단 드레스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손으로 붙잡고 있어야 한 다. 남자는 세상이 자신의 쓰임새와 기호에 맞게 만들어진 것처럼 세상을 똑바로 응시한다.
그때 그녀는 난,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겠어 라고 말했고, 그래서 스물여섯 권 분량의 글을 긁적였다. 그러나 그녀의 여행과 모험, 깊은 생각과 방향전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녀는 형성되는 과정에 있을 뿐이었다. 미래가 어떤 결과를 가져울지는 하늘만이 알 것이다. 변화는 끓임없었고, 어쩌면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