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자책감을 느끼는 건 당연해. 제대로 된 인간이란 증거지.하지만 홀로 조직 전체의 책임을 짊어질 필요는 없네. 불가능한 일이거니와 주제넘은 생각이야. 우리 모두 똑같이 책임져야 해. 수사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그 아픔과 죄책감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말일세.P.443 중에서
넌 어쩔 거냐? 어쩌고 싶은데? 말할 것도 없다. 형사부장직을 지키고 싶다. 머리는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그렇지만 피는 들끓지 않았다. 마음은 반반이었다. 딜레마의 감옥에 갇혔다. 이제 와서 가족을 찾는 건가.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린 걸까. 어찌 되었든 형사부의 패배는 확정적이다 이기는 편에 붙고 싶은 것이다. 그런 치졸한 생각이 갈등을 불러왔을까. 그게 아니
무슨 일을 당해도 참았다. 가족을 위해.... 아니. 가족을 총알받이로 삼았다. 제 한 몸이 소중했다. 조직 내에서 입장이 난처해질 때마다 가족을 핑계 삼아 인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알고 있었다. 가정은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조직에서 제자리를 잃으면 살아갈 수 없다. 자신이 그런 자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한, 숨을 거둘 때까지 스스로에 대해 설명할 방법을 찾아내
이성은 차치하고, 범죄를 증오하는 본능은 형사에게 없다. 있는 건 범인을 사냥하는 본능뿐이다. 범인을 색출해 궁지에 몰아넣고 자백을 받아낸다. 반복되는 일상에 개인의 사고방식은 빛깔을 잃고, 무디게 빛나는 형사의 빛깔로 물들어간다. 아무도 저항하지 않는다. 외려 자진해 그 빛깔에 몸을 담근다. 사냥은 생활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사냥터에 남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유일한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