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은 끝이 없다. 끝이 없는 도돌이표다. 오늘 깨끗이 청소하고 빨아도 내일이면 다시 더러워진다. 아무리 정성껏 만든 요리도 결국 변기 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살림은 그만큼 덧없다. (…) 그 덧없는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한다. 매일 산 위로 돌을 굴려 올리는 시시포스처럼 한다. 마치 오늘밤 죽고 내일 아침 다시 태어나는 사람처럼 한다. 이 덧없는 일이 나 자신을 지탱해줄 거라
돌봐야 할 것은 최소한으로, 시간은 넉넉하게. 일단은나의 가사 시스템의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뭐든 더 많이가지라는, 무조건 빠른 게 최고라는 이 세상의 부추김과는 다른 쪽을 향해보려 한다. 세상의 룰은 세상이 정하겠지만 내 살림의 룰 정도는 내가정할수 있다. 사실상그게살림의 가장 멋진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