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안도했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치료법을 찾아내서는 아니었다. 비로소 자기가 아는 몸이 되었다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다행이라고, 그녀가 작게 말하자 의사가 호응하듯 운이 좋다고 했다. 그만하길 다행이라는 뜻 같았다. 그러면서 의사는 이렇게 다쳤다가 운신을 하고 와병 생활로 이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운이 좋다니. 이런 통증을 겪어 본 적도 없으면서. 하
어둠 속을 배회하다가 가구에 부딪혀 낑낑 거리는 살구를 볼 때면 그녀는 슬쩍 눈을 피했다. 함몰된 눈이 너무 검고 깊었다. 그 눈을 보고 있자면 어쩔 수 없이 인생에 대한 산수를 해보게 됐다. 삶에서 받은 걸 애써 헤아려야만 딸에게 의탁하는 처지가 된 상황을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러지 않으면 끝없이 내준 것만 떠올랐다. 인생은 그렇게 여기지 않을 게 분명하지만 언제나 가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