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치타처럼 빠른 동물도 달팽이처럼 느린 생물도 아무 문제 없이 각자의 속도대로 살아가고 있잖니? 더 빨리! 더 높이! 더 멀리! 이딴 결 외치는 생명체는 지구상에 인간밖에 없단다. 지금 나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고 사랑스럽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면 되는 거야."
학교에 가면 밥을 먹고 어울려 다니는 친구가 있는 일상이 내겐 너무나 당연한 거였다. 친구 사귀는 법을 알려 준 사람은 없지만 그런 건 숨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어 준다는 것은 끈기와 노력이 필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힘든 걸 참아가며 끝까지 달리는 마라톤처럼.
오늘 달릴 코스를 눈으로 몇 번이나 훑어보았다. 5km 정도는 거뜬히 달릴 수 있을 거라 자신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는 건 좋지 않다. 오늘의 목표는 완주. 무슨 일이 있어도 중간에 포기하면 안 된다. 힘들다고 도망가도 안 된다. 나만의 페이스대로 앞을 향해 달려야 한다. 길을 찾기 위해선, 길 위에 서는 것부터! 나는 출발선에 섰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무슨 일이든 해야 발전이 있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다는 뜻이었지만, 그 말 이 내 귀엔 이렇게 들렸다."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위험에 빠질 일도 없습니다." 나는 그게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