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남편과 오전에 운동하고 점심을 먹은 후 각자가 원 하는 일을 하는 루틴이 있다. 자유 시간은 서너 시간 정도 주어 진다. 어떤 방식으로 보내든 간섭하지 않는 게 암묵적 규칙이 다. 단 저녁 시간이 되면 각자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친밀 하게 모여야 한다. 이때는 귀가한 아이들도 함께 식사한다. 이런 루틴이 생기기까지 여러 번 치열하게 다투었다. 이전 에 나는 무조건,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부부는 일상에서 계곡물처럼 끊 임없이 정서를 흘려보낸다. 세상은 안전한 곳이고 사랑받고 있 다는 온기를 채울지, 불안한 마음과 눈치를 보게 하는 냉기를 흘려보낼지 온전히 부모의 말에 달려 있다. 아침에 눈을 떠 마주하는 다정한 눈인사부터, 고단한 하루 를 마친 저녁 귀갓길에 건네는 따뜻한 환대까지. 부부가 서로 에게 건네는 존중의 말과 배려, 사실
대부분의 인간이 머리로는 다정한 대화의 정답을 완벽하게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현실의 사소한 엇박자 앞에서는 서 툰 말을 내지르는 이유는, 그 다정한 문장들이 내 몸과 영혼에 완전히 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존중은 배 우자가 당장 완벽한 사람으로 변하기를 바라는 오만이 아니다. 그 사람이 비록 표현은 서툴지라도, 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 하며 미안하다
서운함과 미움은 상대를 다 안다고 자만할 때 싹틉니다. 그 런데 실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든다는 것은 내가 여전히 그 사람을 많이 신경 쓰고 사랑하고 있다는 가장 솔직한 증거이기 도 합니다. 어쩌면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에 대해 다 아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모르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 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