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란 단지 기능적 요건을 충족하는 일을 넘어, 인간의 정신적·심리적 차원을 필수적으로 포함하는 행위다. 거주란 결국 세상과의 관계를 의미 있고 만족스럽게 만들어 가는 일이며, 거주지는 그 세상 속에 놓인 우리의 보금자리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자신의 삶마저 소비하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고, 그에 따라 거주 역시 정착하고 뿌리내리는 과정이 아니라 소비의 대상이 되어 가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언어 표현에는 위, 아래, 뒤, 앞, 옆과 같이 몸의 위치와 관련된 공간적 의미가 스며들어 있다. 이러한 표현을 보면, 우리가 일어서고, 눕고, 뒤로 물러나는 등의 움직임을 경험할 때 느끼는 내부 감각을 통해 은유가 의미를 얻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하나의 사건을 구성하는 여러 생리적 경험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신체의 경험을 공간에 투
공간을 지각할 때, 프로이트 학파의 정신분석가가 잠재의식적 자각이라고 부를 수 있는 방식으로 천천히, 전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는 이미 마음속에서 기대하고 있는 감정에 의해 조건화되기 때문이다. 건물 안을 이동할 때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배경 감정이 서로 일치하면 어떨까? 반대로 건물이 기대와는
오늘날 우리가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현실을 바라보는 더 넓은 시야와 인간다운 지혜다.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는 '문학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하며 "모든 위대한 작가들은 이 지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고 말한다. 건축 제도 역시 건축이라는 예술 형식의 역사적 본질에 대한 서사를 담고 있는 만큼, 역사와 전통을 통해 전해 내려온 고유한 건축의 지혜에 겸손하게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