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는 그리 마음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위해서라면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명수, 무슨 말이든 서슴지 않는 분입니다. 하물며 미야스도코로는 어쭙잖게 여기는 연인과는 다른 사이이니, 이렇게 스스로 물러나 헤어지려 하는 미야스 도코로가 유감스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여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미야스도코로의 여행을 위하여 옷가지, 장식품은 물론 시녀들의 옷에서
외출복 차림을 한 신분이 그만그만한 여인네들이며 세상을 버린 여승들까지 인파에 이리저리 떠밀리며 구경하는 것을 여느 때 같으면 이렇게 한탄하였을 것입니다."제 처지도 모르고 나돌아다니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로군."그러나 오늘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겨집니다.이가 빠져 입은 염낭처럼 쪼글쪼글하고 머리 위로 겉옷을 덮어쓴 볼품없는 노파들이 공손히 모은 두 손을
후지쓰보의 출산이 예정되어 있는 십이월이 아무 일 없이 지나간 것이 마음에 걸려 이 정월에야말로 반드시, 라고 삼조궁의 사람들은 목이 빠지도록 기다렸습니다. 천황 역시 출산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건만 정월에도 소식 없이 달이 바뀌었습니다. 세상 사람들마저 액이 끼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고 수군덕거리니, 후지쓰보의 마음은 한없이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