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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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우리가 꺼내졌다면, 이제 어떻게 하면 되지?……다시 들어갈 수 없다면…… 저 부서진 석고 껍데기 속으로."
YES마니아 : 골드 a**********s 2026.10.31.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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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의 껍데기 위에서 우리들은 곡예하듯 탈을 쓰고 살아간다. 때로 증오하고 분노하며 사랑하고 울부짖는다. 이 모든 것이 곡예이며, 우리는 다만 병들어가고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잊은 채.
YES마니아 : 골드 a**********s 2026.10.31.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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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솔직히 말하지. 어느 순간에는, 가끔은, 길을 잃은 기분이 들 때도 있어. 내가 극도로 냉정하게 느껴질 때. 또는 내가 극도로 동물적으로 느껴질 때. 오래전부터 나는 내 말과 행동을 믿지 않았 지. 내 웃음을, 눈물을, 내 혀를 나는 믿지 않아. 물론 난 타인 역시 믿지 않아. 누군가 나를 좋아한다 해도 거기 엔 조건이 있는 거지. 내 예절과 호의, 외모와 지위, 흔히 인간성이 나
YES마니아 : 골드 a**********s 2026.10.31.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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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들은 퇴색한 채 떨어지거나, 떨어진 뒤에 퇴색했다. 천천히 나는 세상으로부터 유리되고 있었다. 나는 철저히 내 과거 안에 있 었고, 시간은 오래전에 멈춰 있었다. 기록이라는 습관은 은밀히 매 력적이어서, 앞으로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끊이지 않고 병행되리 라는 예감이 들었다. 실제의 삶과 이 기록 사이에 가로놓인 쓸쓸하 고 단호한 침묵을 나는 느꼈고, 아마도 글 쓰는 사람
YES마니아 : 골드 a**********s 2026.10.30.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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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의자에 앉아, P가 방금 꺼내 썼던 얼굴을 벗는 것을, 지 극히 단순한 얼굴로 돌아가는 것을, 그 벗어놓았던 얼굴을 잠시 후 다시 걸치는 것을 지켜보았다.
YES마니아 : 골드 a**********s 2026.10.30.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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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저것들이 내 삶을 이루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그 작업에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L이 떠났다는 이유만은 아 니었다. 말하자면, 한 시절이 지나간 것이다. 거기 불어넣을 수 있 을 만큼의 내 에너지와 시간이 모두 소진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거의 지긋지긋하게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YES마니아 : 골드 a**********s 2026.10.30.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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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가 심장이 멎고 싶다면, 그렇게 하렴. 목숨과 바꾸어도 좋 은 것이 너에게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힘으로 막는다면 너 는 더 힘차게 튕겨져 나오겠지. 울부짖는 용수철처럼, 너는 꼭 그 렇게 하겠지
YES마니아 : 골드 a**********s 2026.10.28.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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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짓 실연당한 사내의 쓸쓸한 얼굴을 지으며 나는 고개를 끄덕 여주었다. 그녀는 스물한 살이었다. 커다란 몸에 가냘픈 마음을 가 진 소녀였다. 그녀의 사랑이란 건 뭘까. 자신을 향해 혐오의 눈길 을 쏘아 보냈던 남자애, 그 소년의 껍데기를 사랑하는가.
YES마니아 : 골드 a**********s 2026.10.28.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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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게 된 것이란, 진실이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거였다. 실제로 무슨 일이 나에게 일어났고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 는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일어난 상황에 가장 잘 맞는 행동을 하 고, 그러고 나서 나에게 남은 감정의 찌꺼기들은 내가 처리해야 한 다. 인내한다거나, 잊어준다거나, 용서한다거나. 어쨌든 내가 소화 해낼 수 있으며 - 소화해내야만 하며 - 결국 내 안에
YES마니아 : 골드 a**********s 2026.10.28.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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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님의 소설은 좋지만 어렵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작가님의 초기작인 <그대의 차가운 손>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j****y 2024.11.30. 신고 공감0 댓글0